“인큐베이터가 폐쇄됐다는데 옮겨야지...”
출산을 한 달 앞둔 산모 이씨(39)는 조만간 출산 병원을 옮길 예정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이 원인불명으로 잇달아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뱃속 아이가 평균보다 작고, 고령임신으로 출산 위험이 높다는 산부인과 검진 결과에 따라 이씨는 그동안 주기적으로 이대목동병원에 내원했고, 이곳에서 출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이 폐쇄되면서 병원을 옮기게 된 것. 산모 이씨의 어머니는 “딸 아이가 이번 사건을 듣고 내내 울더라”며 “부모로서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미숙아 4명이 잇달아 원인불명으로 사망한 가운데, 미숙아 부모와 출산을 앞둔 산모 가족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이 폐쇄되면서 해당 병원에서 출산 예정이었던 고위험 산모들도 자체적으로 분만 병원을 옮기고 있다. 고위험 출산인 만큼 분만 이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병원 측은 신생아중환자실이 폐쇄됨에 따라 사망 환아 4명을 제외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환자 12명 중 8명을 강남성심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지로 전원 시키고, 나머지 4명은 퇴원 조치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신생아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길게는 한 달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신생아중환자실 정상화가 불분명해진만큼 조만간 해당 병원에서 출산 예정이었던 예비 고위험 산모들이 서둘러 분만 가능한 병원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고위험 출산인 만큼 분만 이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관련 18일 복수의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사고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고, 해당 병원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질책도 나왔다.
모 커뮤니티에서 A씨는 “저도 임신 중이라 사건을 접하고 계속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B씨는 “저희 아이도 신생아인데 부모 마음이 가늠 안 된다”며 의견을 더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 C씨는 “우리 아이도 미숙아로 태어나서 이대목동병원으로 외래진료를 다닌다”며 “병원을 옮겨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대목동병원은 당장 고위험 산모 대상 분만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고위험 출산 예정 산모에게 병원을 옮길 것을 따로 권하지는 않았다. 고위험 산모 수가 많지 않고, 어느 정도 대응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병원에서 전원을 권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옮기는 분들이 계시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