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전자가 경쟁사들에 계속 발목 잡히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은 LG전자가 ‘코드제로 A9’ 광고에 청소기 성능을 허위로 표기해 소비자들을 오인하고 있다고 판단,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다이슨이 승소할 경우 LG전자는 그동안 송출해 온 광고에서 흡입력, 모터 속도, 필터 등의 성능과 관련된 문구를 모두 수정 및 삭제해야 한다. 국내 TV, 지면, 온라인 등의 광고 문구를 모두 시정해야 하므로 비용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LG전자 제품을 향한 경쟁사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삼성 뉴스룸’을 통해 LG전자에서 출시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품질을 문제 삼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 IT 전문매체 ‘알팅스’의 실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QLED TV는 10점 만점을 받았으나, OLED TV는 5.5점에 그쳤다”고 밝혔다.
제품 홍보 시 경쟁사 제품을 언급하지 않는 업계 관행도 깨고 노이즈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지난 5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저가 공세로 미국 제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며 국내 제조업체의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 청원을 넣었다.
LG전자는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의 ‘가정용 세탁기 세이프가드 구제조치 권고안’이 나오기까지 약 반년 동안 마음 졸여야 했다.
설상가상 ITC가 내놓은 권고안에 따르면 LG전자는 세탁기 120만대가 넘게 수출될 경우 50%의 고관세를 부과해야만 한다. 한해 약 200만대의 세탁기를 수출하는 LG전자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고 있어 업계는 세이프 가드가 발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발효를 대비,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제품에 자신감이 있다면 선을 넘어 경쟁 업체를 비방하지 않는다”면서 “다이슨의 경우 LG전자보다 먼저 청소기 업계에 선두주자였던 만큼, LG전자를 견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