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궁 별궁터인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에 찬란했던 통일 신라의 전성기 궁궐인 '정전(正殿)' 복원이 시작된다.
경주시는 21일 통일 신라 왕궁인 '월성'의 동궁으로 상징성이 높고 고증·연구가 충분한 '정전' 건물부터 먼저 복원하기로 하고 180억원의 예산으로 내년도 상반기 내 복원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동궁과 월지 내 주요 6개 건물의 단계별 복원을 위해 2012년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재청의 기본 실시설계 및 전통조경정비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어 수 차례의 문화재위원회와 자문위원회 심의 과정을 통해 고증과 복원을 위한 절차를 충실히 준비해왔다.
지난 10월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로부터 '동궁과 월지 서편 건물터 복원 실시설계' 조건부 승인을 얻어 본격적인 복원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삼국사기'의 문헌기록과 발견된 비문 등의 고증을 통해 '경주 임해전지'에서 명칭이 변경된 '동궁과 월지'는 1975년 임해전지 발굴을 시작으로 주변 건물지가 신라왕궁의 별궁인 '동궁'으로 추정됨에 따라 부속건물인 3채의 누각을 먼저 복원했다.
동궁의 궁전인 정전에 이어 편전, 침전, 회랑 등이 단계적으로 복원되면 찬란했던 통일신라 궁궐이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국사기 문헌을 보면 신라 문무왕 14년(674년)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기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란 기록이 있다.
이 연못이 바로 월지다.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도 쓰였다는 기록으로 미뤄 별궁이었지만 신라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에 폐허가 된 이 곳에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들어 '안압지(雁鴨池)'라 부르기도 했다.
현재 경주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된 동궁과 월지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야경을 담으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과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울어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이병원 왕경사업본부장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사업은 월성 왕궁, 황룡사, 동궁과 월지 등 신라왕경을 복원 정비하는 국책 사업으로 단순히 유적 하나를 복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민족 문화의 뿌리인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