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가파른 성장세로 국내 포털사이트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PC 최다 검색어 1위는 ‘유튜브’다. 그 뒤를 다음, 구글, 페이스북 등이 차지했다.
모바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튜브가 2위를 차지했지만, 1위가 ‘날씨’인 점을 감안한다면 플랫폼 중 1위인 것은 변함없다. 다음은 검색어 순위 8위까지 떨어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튜브 검색의 주목적은 사이트 방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네이버에서 유튜브 관련 자료를 살피기 위함이 아니라 유튜브 URL 주소를 알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포털사이트가 유튜브를 접속하기 전 머무르는 장소, 혹은 유튜브를 검색하기 위한 수단에 그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를 포털사이트처럼 검색 채널로 인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유년기부터 미디어와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Z세대(13세~24세)의 경우 유튜브 정보 검색에 더 특화됐다. Z세대는 서스럼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업로드한다.
예를 들어 평일에 은행을 방문하기 힘든 사람이 ‘주말에 환전하는 법’을 검색하면 관련 영상 수만개가 뜬다. 그중 몇몇 영상은 직접 환전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상은 텍스트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이용자에게 다가간다.
일각에서는 Z세대의 콘텐츠 제작 및 정보 검색 능력과 유튜브의 낮은 진입장벽이 검색 엔진으로의 발돋움을 가능케 했다고 보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북미 이용자가 지난 2015년 1~5월 중 검색 및 시청한 ‘How to~(~하는 방법)’ 영상 시청 시간은 1억시간을 넘었다. 이미 유튜브는 동영상 업로드를 넘어 정보 제공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 BJ(개인방송사업자)들의 유튜브 유입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광고수익 분배구조와 규제 등을 문제 삼으며 대형 BJ들이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떠나 유튜브에 안착했다. 해당 BJ들의 시청자도 자연스레 유튜브로 옮겨갔다.
업계는 동영상에 친숙한 Z세대가 향후 미디어 이용의 주 계층이 되면 검색 시장의 판도가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도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의 경우 포털이나 국회의사중계시스템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이 많았다.
노컷뉴스에서 방송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MBC 대주주 방문진 국정감사 생중계’ 조회 수는 4만2016회, 서울고검 국정감사는 11만8209회였다.
당시 노컷뉴스는 상임위 위원들의 보이콧으로 국감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때도 여과 없이 현장을 중계했다. 해당 영상을 통해 국회의원들끼리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었다.
이는 더 나아가 이용자들이 언론에서 한 단계 가공된 뉴스가 아닌 원본 그대로의 정보를 접하고자 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 유수의 언론사들도 발 빠르게 상황을 따라가고 있다. 다수 언론사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했으며, 현재 JTBC 53만명, YTN 40만명, 한겨레 25만명 등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제공할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라며 “유튜브가 검색 채널로서의 영향력이 커지면 국내 포털사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