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쓰고도 반쪽짜리 된 정부 '감염병통합시스템'…'감염병 접촉자' 파악 못해

100억 쓰고도 반쪽짜리 된 정부 '감염병통합시스템'…'감염병 접촉자' 파악 못해

감사원 질병관리본부에 관리기능 개선 요구…'수두' 6만건 신고에도 접촉자 등록 고작 9건

기사승인 2018-01-07 00:05:00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이하 ‘감염병 통합시스템’)이 접촉자 확인도 제대로 안되는 반쪽짜리 시스템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근 재난안전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감염병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 접촉자 관리기능이 부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염병 관리지침과 감염병 통합시스템의 접촉자 관리기능을 검토한 결과,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의 경우 감염병의 발생 빈도가 높지만 개별 접촉자에 대한 관리보다는 집단 발병시 역학조사 등을 위한 접촉자 명단확보가 중요한데도 이러한 특성을 시스템에 반영하지 않고 개별 접촉자의 정보를 각각 입력하도록 관리기능을 잘못 구축한 것이다.

또 풍진의 경우 접촉자가 임신부이면 태아 장애발생 등의 위험이 높아 접촉자의 임신여부 파악 및 항체 검사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감염병 통합시스템에는 접촉자의 고위험군 해당 여부를 선택적 입력사항으로만 설정해놓고 있었다.

이어 고위험군의 정의를 임신부로 명확히 하고, 임신중인 접촉자의 항체 검사 등  필효한 조치 수행내역과 결과를 필수 입력항목으로 관리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성 매개 감염병(매동, C형 간염)은 접촉자를 확인하기 어려운데도 관리기능을 구축했으며, 폐렴구균·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는 접촉자 관리가 필요한데도 관리기능이 구축돼 있지 않는 등 감염병 접촉자 관리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게 돼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감사원이 감사기간(2017. 6.26.~7.27.) 중 질병관리본부가 접촉자 관리기능을 구축한 감염병 30종을 대상으로 접촉자 등록건수를 확인한 결과, 시스템 개통일(2016. 8. 15)부터 2017년 7월5일 감사일 현재까지 환자 등의 발생신고가 1건 이상 접수된 감염병은 수두 등 총 16종이었는데 수두의 경우 혼자 등 신고건수가 6만건인데 비해 접촉자 등록건수는 9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각 감염병 관리지침의 내용에 맞게 감염병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의 접촉자 관리기능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고, 질병관리본부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감염병 통합시스템의 접촉자 관리기능을 감염병별 관리지침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관련법에 따라 ‘2013년 8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회‘(2013~2016년)을 수립하면서 법정 감염병의 환자·병원체·매개체·매개환경 감시업무와 역학조사, 환자관리 등 감염병 관리영역을 통합해 처리·분석하기 위한 감염병 통합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2016년 8월15일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개통했다.

감염병 예방관리 종합정보지원시스템 구축사업 추진계획(1단계 2015년 1월)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95억7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감염병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해왔다.

2단계 사업은 표본감시 대상 감염병에 대한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3단계 사업은 감염병통합관리센터, 모바일 단말기 업무지원시스템 구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감염병 통합시스템에는 주요 법정감염병(30종)의 경우 접촉자(가족, 동거인, 동료 등) 관리기능도 함께 구축해 혼자별 접촉자의 성명, 연락처, 예방조치 수행 여부 등을 기록하고 이를 역학조사에 활용함으로써 감염병 추가발생을 방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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