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산업의 불신비용

[기자수첩] 보험산업의 불신비용

기사승인 2018-01-05 17:08:57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첫인상은 길게는 6초, 짧게는 0.5초 안에 결정된다. 지극히 짧은 찰나에 상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결정하게 된다. 그만큼 첫인상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다. 

2018년 새해 보험업계가 주는 첫인상도 강렬했다. 새해를 맞이해 보험업계 수장들은 ‘소비자 신뢰 회복’에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생보산업 본연의 역할 강화를 통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보험 산업의 근간은 ‘신뢰’이며, 보험사의 존립기반은 ‘소비자’라고 언급했다.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소비자 신뢰회복이 최우선 순위임을 강조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회장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험업계와 산업의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같이 힘을 모으면 손해보험산업과 소비자간 신뢰가 두터워질 것”이라며 “이는 곧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수장들이 신뢰회복에 한 목소리를 낸 이유는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소비자들의 ‘보험 불신’ 때문이다. 컨설팅업체인 캡제미니사가 발표한 세계 보험 보고서(World Insurance Report)에 따르면 한국 보험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경험에 대한 응답률은 15%로 전체 30개 나라 중 꼴찌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금융 전체 민원 건수 역시 보험 관련 민원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규제환경의 변화를 앞둔 보험업계에 소비자의 불신이 지속될 경우 보험업의 성장을 발목 잡는 상수가 될 수 있다. 또 만성화된 보험 불신은 소비자의 ‘보험포비아’로 이어지는 위험요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와 장기간 계약을 맺는 소비자의 신뢰회복은 약속이행을 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다.

물론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보험산업의 모든 걸 바꾸진 않는다. 하지만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보험산업 활성화에 영향을 주고 보험업계 성장에 밑거름이 된다. 불신에 빠져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보험업계에 신뢰가 절실한 이유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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