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비롯해 건강보험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25명의 위원들이 검찰에 고발됐다. 혐의는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다.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신생아중환자실 관련 정책결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15일 오전 방문규 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위원장을 포함해 가입자 대표 8명, 의약계 대표 8명, 공익대표 8명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접수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고소장을 접수하며 지난해 12월 16일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이 수액과 수액세트 오염으로 인한 ‘스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 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애도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미숙아 집단 사만사건을 단지 해당 병원 교수와 전공의, 간호사의 잘못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면서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정책의 잠재된 수많은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도의 불합리함으로 인해 2명의 전문의가 30명이나 되는 미숙아를 1년 내내 24시간 긴장 상태에서 휴가도 맘 편이 가지 못하고 돌보며 턱없이 부족한 수가로 완벽한 감염관리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임 회장은 “건정심은 수십년간 현장 상황을 무시하는 결정을 해왔고, 그간 누적된 의료보험 제도의 허술하기 그지없는 민낯이 이번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건정심위원들에게 궁극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만큼 가혹한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반드시 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소청과의사회는 검찰고발과 함께 건정심의 위원구성과 의결과정에 대한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임 회장은 “고도의 전문분야 임에도 건정심은 비전문가로 이뤄져있다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라며 세월호 사건과 비교하며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도 넘은 낡은 인큐베이터, 값을 가혹하게 까아 1개당 1원도 남지 않아 동남아 허름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수액세트, 약값을 싸게 책정해 생산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 소독약, 병원의 손해를 강요하는 보험제도로는 작고 여린 생명을 더 이상 살릴 수 없다”며 “의료현장의 실정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 결정한 보험제도”라고 비난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