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강화 토론회, “국민이 느껴야 문재인 케어 성공한다”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토론회, “국민이 느껴야 문재인 케어 성공한다”

환자·학계·정부, 국민 체감할 보장성강화 정책설계 한 목소리

기사승인 2018-01-17 09:50:05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환자단체를 비롯해 의학계, 정부 관계자들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갑)가 주최하고 쿠키건강TV가 주관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실행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실행방안 구축과정에서 ‘국민’을 항상 생각해야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보장성강화 정책에 대해 지지하지만 건강보험료 인상에는 반대한다’는 국민정서가 팽배한데다 ‘적정수가 보장 이전에는 보장성강화란 없다’는 의료계의 반발을 딛고 10년째 63%대에 정체된 건강보험 보장성을 70%대로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은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상생할 수 있는 나름의 방안들을 제시했다.


◇ 정책추진 주체인 정부는?

당장 각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큰 그림만 공개할 뿐 세부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부적인 이행계획이나 실행가능성 검토에 앞서 정책 방향만을 설정해 의료계와의 마찰은 물론 국민들의 기대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지난해 8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된 후 재난적의료비 지원제도, 본인부담상한제 확대개편, 선택진료비 폐지 등 세부 과제들이 단계적으로 이행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며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이용행태를 변화시키고 의료전달체계를 비롯해 서비스체계 전반에 걸친 개혁을 전제로 하고 있음에도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혼란과 충돌이 야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 교수는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보장성 강화의 전제조건인 의료전달체계 개편 ▶정책시행과 유지를 위한 재원 조달 방식과 규모에 대한 뚜렷한 이행계획과 공감대 형성이 문재인 케어 성공의 열쇠라고 제시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최성철 이사는 수치가 아닌 환자가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의료비 경감정책과 적절한 서비스 제공체계가 문재인 케어를 통해 갖춰질 수 있길 기대했다. 특히 정책의 투명성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기구가 설치돼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제약계 관계자들은 의약품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투명한 약가협상체계나 의약품 등재절차가 갖춰져야 하며, 위험분담제와 같은 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의료행위와 함께 논의해야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 “의료계 협조 필수지만 잇속만 챙기려하지 마라”

이 같은 제안들에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비급여관리팀장은 보장성 강화정책을 “대한민국의 보장성 강화와 의료체계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하는 상황이자 상생을 위한 중요한 변화의 계기”라며 함께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의료계가 그간 많은 우려와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실무적으로 차질을 빚고 준비하는 시간이 정체되고도 있다. 신뢰의 문제겠지만 의료공급자도 의료계도 올바른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며 의료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김 교수 또한 “적지 않은 재정이 들어가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강한 정치적 동력이 필요하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숙원을 풀지 알 수 없다”며 “문재인 케어는 무한경쟁에서 상생의 구조를 만들고 전달체계를 개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의 미래와 건강보험, 보건의료 체계의 개편을 위해 의료계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해야할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전략으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의료전문위원은 ▶70%라는 건강보험 보장률 달성이 무리인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시기상조인가라는 2가지 질문을 던지며 “2년 전 정치권에 반영해달라고 스스로 요구한 사안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문재인 케어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유지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 이사도 “밥그릇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과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전문가의 자세는 아닌 것 같다. 선 수가 후 보장성에 대한 주장은 비급여를 지금처럼 쓰겠다는 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가입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신뢰성 있는 자료와 근거를 제시해야할 것”이라고 의료계의 반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약제에 대한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재정확보방안, 절차적 합리성과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위한 보완에 대한 언급도 이뤄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상무는 “현재 약가협상이나 등재과정으로 인해 출시나 등재가 지연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위험분담제 등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가 논의되고 개선돼야한다고 말했다.

대한종양내과협회 김봉석 보험정책위원장(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임상의사의 입장에서 중증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빈곤층을 구제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필수 고가 항암제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규모의 확대나 접근성의 개선에 대한 고려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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