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NICU 주치의, 감염관리책임 부인…의료원장·병원장 사퇴

이대목동 NICU 주치의, 감염관리책임 부인…의료원장·병원장 사퇴

이화여대 총장 비대위 체제 지시, 위원장에 현 병원장 임명 진성성 의심

기사승인 2018-01-18 00:03:00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이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 이후 큰 변화에 직면했다. 사망사건이 발생한 신생아중환자실(NICU)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는 감염관리책임을 전면 부인해 병원과 시시비비를 따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심지어 의료원장과 병원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취임 5개월여 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학총장 지시로 꾸려지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현 병원장이 임명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심도 사고 있다.

앞서 조수진 교수는 개인적으로 선임한 법무법인 천고 이성희 대표변호사를 통해 16일 경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의료원 규정상 신생아 중환자실 감염관리 담당부서는 감염관리실이며 감염관리실태를 감독할 의무는 병원 감염관리위원회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생아 중환자실 내 약품 및 감염관리는 간호사들이 맡고 있지만 주사실과 오물처리실이 인접해 청소원들도 수시로 출입하기에 감염 경로가 간호사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감염경로와 책임에 대해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개인변호사를 선임한 점이나 3명의 교수가 1~2달마다 주치의를 돌아가며 맡았던 점, 병원의 감염관리 예산내용과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증받기까지 과정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진 점 등 병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내부갈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이대목동병원 측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사고 사안의 명백성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병원들의 경우 흔히 의료분쟁에 휘말리면 법무지원을 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더구나 “아직 감염경로나 책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며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며 협조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혀 한 발 물러나 사태를 관망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은 전체 의과대학 교수에게 전자우편으로 심봉석 이화의료원장과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전하며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하지만 김 총장은 사퇴 수리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비대위원장에 정혜원 병원장을 임명하고, "치료과정 상의 문제를 철처히 파악하고 수습하겠다"는 말을 남겨 쇄신의 진정성과 병원의 책임의식에 대한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이 의료진 뒤에 숨는 것 같다”며 “책임자를 색출하고 면피하려는 모습이다. 차라리 유족을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는 등 투명하고 철저한 사태파악과 대책마련을 약속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관련 규정이나 전담부서 존재여부를 떠나 주치의와 의료진이 감염관리 등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아울러 조 교수의 재소환을 비롯해 간호사 등 의료진들을 이번 주 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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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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