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라디오 방송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내막을 밝혔다.

도종환 장관은 2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해명했다. 남북단일팀 결정 후 대표선수들과 감독의 이해를 구했고, 그들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위해 지난달 19일 스위스 로잔으로 떠났다는 것.

도종환 장관은 “IOC는 북한 선수 12명을 받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 김어준이 “우리가 12명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IOC의 요청이었느냐”라고 묻자 도 장관은 “그렇다. 그리고 최소 5명 이상 출전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IOC의 요구였지, 북한의 요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도종환 장관은 “IOC의 요구에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정회를 했다. 그때 한국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협회에 전화해 사무이사, 협회장과 통화했다. 감독이 (게임당) 3명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5명은 많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문제를 가지고 다시 협상을 시도했다”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의 설명에 김어준은 “그렇다면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요구를 받아 3명까지 출전 가능하다고 IOC에 말했고 IOC는 5명을 주장한 것이다. 한반도 전쟁 위기 완화도 올림픽의 역할이니까 그런 효과를 내려면 생색만 내는 게 아니라 선수가 많이 출전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종환 장관은 “매우 강하게 요구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회를 열고 논의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측은 선수를 희생시키기 어려운 국내 사정이 있다면, 북한선수 5명을 포함해 27명의 엔트리를 주겠다는 입장도 전했다”며 “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 이미 다른 나라의 동의도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까지 제안하면서 북한 선수가 최소 5명 들어가게 하라고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보수 정당, 보수 매체가 욕먹어야 한다. 아이스하키 협회에서는 그 정도의 의미가 있는데 왜 반대하느냐. 불공정 프레임에 갇혀 언론도 도와주지 않았다. 망할. 진짜 나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장관은 “27명이 뛰게 해준다는 제안을 고민하다가 받지 않았다. 일본과 경기해서 이겼을 때 일본 누리꾼이 가만히 지 않을 것이다. 이기면 비겁하다고 할테고, 지면 더 창피하다. 깨끗하게 22명이 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재안으로 나온 것이 4명이었다. 나는 그것도 반대했다. 단일팀을 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우리 선수와 감독의 입장을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되다고 버텼다. 나중에 우리 안이 수용되며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알렸다.

김어준은 “이 과정의 내막이 이렇게 안 알려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문체부는 바보다. 언론도 나쁘다. 이 이야기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면이 있다.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렇게 노력한다. 이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의 댓글 부대를 진짜 잡아야겠다”라고 분노했다.

아울러 도 장관은 단북단일팀이 결정된 후 아이스하키 선수들 감독과 만나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