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내용이 잠자리 이야기 뿐” 조근현 감독 면접 성희롱, 추가 폭로 등장

“모든 내용이 잠자리 이야기 뿐” 조근현 감독 면접 성희롱, 추가 폭로 등장

“모든 내용이 잠자리 이야기 뿐” 조근현 감독 면접 성희롱, 추가 폭로 등장

기사승인 2018-02-26 10:27:15


배우 면접 과정에서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조근현 감독에 대한 추가 폭로가 나왔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는 여자 배우 지망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연기과에 재학 중인 여대생이라고 밝힌 A씨는 조근현 감독과의 면접 일정을 잡는 메시지 캡처 이미지와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16년 4월 조 감독과 만났다는 A씨는 “약속 장소는 오피스텔이었고. 미팅 시간이 오후 1시라 별 걱정 없이 갔다”라며 "처음에 오피스텔 현관문을 살짝 열어놓으시기에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경청하는 내가 많이 순진해보였는지, 점점 이야기의 흐름은 섹스뿐이었다”며 “남자친구는 있냐, 남자친구를 많이 사귀어봐야 한다, 경험이 있냐, 이러이런 거 좋아하냐, 지금 잘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섹스중독자 수준이다, 누구누구는 나한테 이렇게 까지 해서 내가 작품을 줬다, 너도 할 수 있겠냐 등등이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리고 그는 오피스텔 문을 닫아버렸고, 오렌지주스 한 잔을 가져다줬다”며 “한 모금 마셔보니 술이었다. 난 술을 잘 못하기도 하고 스무 살 이후로는 아예 마시지 않았다. 술을 잘 못한다고 말했음에도, 그는 계속 술을 마시라 권했다”고 했다.

A씨는 최근 한 배우 지망생이 뮤직비디오 출연 면접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한 폭로를 언급하며 “그 뒤의 이야기는 앞서 ‘미투’를 올렸던 배우 지망생분과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A 감독이라 떴을 때부터 난 그 사람임을 바로 알아챘다”고 전했다.

또 “많이 무서웠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헤헤 웃으며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었다”며 “엄마와 약속이 있어 가봐야 한다고 나서자 조 감독은 군침을 삼키듯 ‘다리가 참 예쁘네, 엉덩이도 그렇고’라며 아쉬워했다”고 폭로했다.

조근현 감독은 지난 8일 과거 뮤직비디오 면접 과정에서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등의 말을 들었다는 한 배우 지망생의 SNS 폭로로 영화 ‘흥부’ 홍보 일정에서 배제됐다. 이후 조 감독은 해외로 출국해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다.


<다음은 A씨의 추가 폭로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중반이 된 배우지망생입니다.

많은 사건들과 미투 운동을 보며, 굳이 글재주가 없는 나까지 나서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지레 겁이 먼저 났지만, 더 이상의 거짓말은 보고 싶지가 않아서 용기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연기과에 재학 중인 여대생입니다.

지방에서 상경한지라, 빨리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프로필을 돌리며 많은 오디션과 미팅을 접했습니다.

빽도 없고 줄도 없고 돈도 없는지라 참 쉽지가 않았습니다. 많은 오디션을 통해서 조단역으로 간간히 드라마 촬영을 했습니다.

학교생활과 병행해서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ㅈㄱㅎ감독과 미팅을 한 것도 휴학계를 냈던 이십대 초반 2016년 4월경입니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습니다.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줬다는 영화 조연출의 문자였습니다.

새로운 영화에 들어가게 되는데 신인여배우를 찾는다며, 감독님과 미팅을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감독의 이름을 네이버에 쳐보니, 꽤 이름이 있는 감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전 작품을 찾아보고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했죠.

처음 연락이 왔을 때에는 삼각지역 근처 영화사라고 했는데, 미팅 전전 날 영화사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감독님 작업실로 오라는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상하게 감독님 오피스텔도 삼각지역 근처였습니다. 하지만 미팅시간은 오후1시였고, '대낮에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하며 별 걱정 없이 그 오피스텔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오피스텔 현관문을 살짝 열어 놓으시길래 저의 모든 의심은 깨끗하게 사라졌고 그 감독과의 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오피스텔은 10평이 조금 안 되어 보이는 원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람은 감독 한 명이었구요.

처음에는 저에 대해서 물어보며 평범한 미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경청하는 제가 많이 순진해보였는지, 점점 이야기의 흐름은 섹스뿐이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있냐, 남자친구를 많이 사귀어봐야 한다. 경험이 있냐. 이러이런 거 좋아하냐.

지금 잘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섹스중독자수준이다.

누구누구는 나한테 이렇게 까지 해서 내가 작품을 줬다. 너도 할 수 있겠냐. 등등.

그리고 그는 오피스텔 문을 닫아버렸고, 오렌지주스 한 잔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술이었습니다. 저는 술을 잘 못 하기도 하고 스무 살 이후로는 아예 마시지 않았습니다. 술을 잘 못한다고 말했음에도, 그는 계속 술을 마시라 권했습니다.

그 뒤의 이야기를 앞서 미투를 올렸던 배우 지망생분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래서 A감독이라 떴을 때부터 저는 그 사람임을 바로 알아챘었죠.

여배우는 남자를 유혹할 줄 알아야하고 남자 경험이 많아야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저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겠냐며 물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다고 하며 그저 웃었습니다.

많이 무서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헤헤 웃으며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사람의 뇌 속에는 섹스뿐인 것 같습니다. 모든 내용은, 그저 잠자리이야기 뿐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힘든 두 시간이 지나고 저는 뒤에 엄마와 만나야하는 약속이 있어 가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생각 외로 그는 순순히 나를 보내주었습니다. 일어나 현관문으로 걸어가는데, "다리가 참 예쁘네, 엉덩이도 그렇고." 군침을 삼키듯 아쉬워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바보같이 웃으며 그곳을 빠져나왔죠. 그리고 며칠 뒤 불합격 통지를 줬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저에게도 그러는 그가. 과연 불순한 의도 없이 저를 오피스텔로 불렀을까요?

그는 유명한 여배우들의 이름을 앞세워 계속해서 저를 유혹했고, 대한민국에서 여배우가 되기 위해선 감독들과의 그런 (성적인) 교류는 무조건 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저의 꿈을 빌미삼아 달콤한 것들로 나를 집어 삼키려 했습니다.

왜 그래야할까요.

2015년 겨울, 유부남인 소속사 사장은 왜 나와 연애를 하자고 했을까요.

부담스러워 연락을 끊었음에도, 왜 핸드폰에 불이 나게 카톡과 부재중 전화를 남겼을까요. 단 한번 카페에서 미팅했던 사이었는데.

2017년 가을, 신생 소속사 사장은 내 가슴사이즈를 물어보며 벗는 것에도 배우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저의 말에 벗는 영화든 뭐든 여배우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며 도로변에서 고래고래 인격모독을 했을까요. 그 날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

그리고 나는, 왜 그들에게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사람이었을까요.

왜 잘못하지 않았는데 죄송하다 했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살이 조금이라도 찔 때면 겁이 납니다.

여배우는 나이가 생명이라고 끊임없이 압박을 주고, 앞니를 다 뽑아서 새로 하고 자연적인 쌍꺼풀이 있는데도 더 진하게 수술하고 앞트임 뒤트임까지 해야 한다고

만나자마자 과도한 성형견적을 뽑는 그들의 모습이 왜 당연해 보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원래 이런 바닥이니까..

내가 하고 싶다고 했으니까... 라는 말이 비상식을 상식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나는 연기가 하고 싶어요.

드라마, 영화를 통해 내가 느낀 것처럼 감동과 기쁨을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고요.

그리고 저는 제 얼굴이 좋아요.

외모보다는, 연기라는 예술을 공부하고 깊어지고 싶어요.

이 쪽에 발을 담근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렵습니다.

여배우는...여배우는....이라는 말이 두렵습니다.

부디 이 연예계가 저의 부족한 글로 조금이나마 변화되길 기도하며 올립니다.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배부른 자들의 먹잇감과 트로피가 아닙니다.

비상식과 온갖 모순으로 가득 찬 그 바닥이

저의 친구들과, 후배들이 더 이상 겪지 않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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