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태움’ 논란, 촛불로 확산되나

간호사 ‘태움’ 논란, 촛불로 확산되나

“나도 너였다”… 故 박선욱 간호사 추모 물결 이어져

기사승인 2018-03-04 10:58:01

간호사들 내부에만 감춰져있던 악습 ‘태움’의 실태를 수면 위로 부각시킨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故 박선욱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간호사연대NBT는 3일 오후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故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나도 너였다’ 추모 집회를 열고 “신규간호사를 죽음으로 내몬 고질적인 병원시스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전국 간호사와 시민 5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촛불과 흰 국화꽃을 들고 고인의 넋을 기리는 묵념에 이어 추모곡 ‘나는 너였다’를 불렀고, 간호사들은 나이팅게일 선서를 목소리 내 읊으며 다시금 가슴에 새겼다.

집회에는 의료연대본부를 비롯해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도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유족을 대신해 입장문을 읽은 간호사연대 최원영 간호사는 “박 간호사가 큰 과실을 저지른 죄책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헛소문이 돌고 있다”며 추측성 댓글 등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간호사연대 임주현 회장은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인력부족 과중한 업무 등 고질적인 병원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임 회장은 “간호사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태움이라는 직장 내 폭력이 대두되는 이유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고강도 업무상황에 상시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태움은 특정 병원이나 몇몇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성행하고 있다. 이를 개인 업무 미숙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도 “신규간호사의 자살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태움과 같은 낡은 문화를 개선하고 간호사의 처우와 근무여건을 바꿔야한다. 이는 간호사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일인 동시에 환자 안전을 제고하는 일”이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간호사의 처우개선과 환자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호사연대는 태움 방지대책인 직장 내 교육 및 시스템 개선은 노동환경 개선에 비해 미미한 효과를 거둘 뿐이며 시간외 노동과 장시간 노동, 과다한 업무 등 의료계 전반적인 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다시 반복될 것임을 지적했다. 이어 태움 근절을 위한 청와대 청원에 서명을 이어갔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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