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상피세포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에게 3세대 항암제인 타그리소를 먼저 쓰는 것이 기존 표준치료법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세대 항암제를 1차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 조은경 교수팀(프랑스 Gustave Roussy Cancer Campus Jean‑Charles Soria, M.D., 일본 National Cancer Center Yuichiro Ohe, M.D., 중국 Pulmonary Hospital of Tongji University Caicun Zhou M.D.,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 Hospitals Siow‑Ming Lee M.D. 벨기에 University Hospital KU Leuven Johan Vansteenkiste M.D. 등)은 14개국 공동 연구진과 2014년 1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상피세포 돌연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총 556명을 대상으로 다국적 의료기관에서 기존 표준치료방법(277명)과 3세대 항암제치료(279명)를 무작위로 적용해 생존율과 부작용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9일 밝혔다.
기존 표준치료방법은 상피세포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로 사용되는 이레사(gefitinib, 183명) 또는 타세바(elotinib, 94명)를 투여해 진행된다. 이들 치료제는 환자의 돌연변이 억제를 위해 사용되는 표적치료제다. 일반 항암제에 비해 항암효과는 크고 독성은 적다.
다만, 아레사와 타세바를 사용한 환자의 약 60%에서 새로운 돌연변이(T790M)가 생기는 등 내성(耐性)이 일어나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진 등은 T790M 돌연변이가 생긴 폐암 환자를 위해 개발된 표적치료제인 3세대 항암제 타그리소(osimertinib)를 1차 치료제로 대체해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연구 결과, 상피세포 돌연변이가 있는 새로운 폐암 환자 중 타그리소 치료군이 이레사나 타세바로 치료 받은 표준치료군보다 생존율은 길고, 부작용은 적었다.
18개월 생존율의 경우 타그리소 치료군은 83%로 표준치료군 71%보다 높았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은 18.9개월로 표준치료군의 10.2개월보다 2배 가까이 연장됐다. 반응 지속기간도 17.2개월로 표준치료군을 받은 환자 8.5개월보다 2배 길었다.
부작용 역시 타그리소 치료군이 더 적었다. 3도 이상의 심각한 독성은 34%로 표준치료법군의 45%보다 월등히 낮았다.
조은경 교수는 “타그리소 치료를 받은 환자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두 배로 연장되고 부작용은 오히려 적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3세대 약제인 타그리소가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세계의 유명한 암 전문병원의 의료진과 공동연구로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최신의 치료방법을 선도적으로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그리소 치료군과 표준치료군의 평균 나이는 64세로 동일했으며 남성 환자 비율은 타그리소치료군이 36%, 표준치료군이 38%였다. 인종 구성은 타그리소 치료군과 표준치료군 모두 백인 36%, 동양인 62%, 기타 1%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과학계 국제학술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7년 11월호에 게재됐다.
*표적치료제란? 표적치료제는 정상 세포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암 세포만을 타깃으로 해서 제거하는 치료방법이다. 최신 항암제는 대부분 표적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