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미투’ 파문…민주당, 지방선거 전략 수정될까

연이은 ‘미투’ 파문…민주당, 지방선거 전략 수정될까

기사승인 2018-03-10 18:16:47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민병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직을 내려놨다. ‘미투 운동’(#MeToo·나도 고발한다)의 여파로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인다. 

민 의원은 10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다.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뉴스타파는 민 의원이 지난 2008년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사업가 A씨(여)는 “민 의원이 노래주점에서 강제로 키스를 했다”며 “정신을 수습한 뒤 귀가하면서 보니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민 의원은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으로 꼽혔던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원도 성추행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프레시안은 지난 7일 호텔 카페 룸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현직기자 B씨(여)의 주장을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같은 날 예정됐던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를 일축했으나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도 충남 정계를 휩쓸고 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천안갑 재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허승욱 전 충남 정무부지사는 9일 오전 출마를 철회했다. 허 전 부지사는 안 전 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허 전 부지사는 “참담하고 송구하다”며 “재선거 출마를 철회하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충남지사에 도전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잇단 악재에 곤혹을 겪고 있다. 박 전 대변인은 ‘문재인의 입 안희정의 친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선거운동을 해왔다. 박 전 대변인은 안 전 지사 성폭력 의혹이 터진 후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민주당 당원인 오영환씨가 ‘불륜설’과 ‘내연녀 공천설’을 제기하며 또 한 번 논란을 겪었다. 박 전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낸 사람으로 철저한 인사 검증을 마쳤다. 사생활이 문제였다면 검증 초기 드러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박 전 대변인에 대한 공직 후보자 적격 심사를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오는 6월 열릴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9석+α’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확보했던 9석을 수성하고 이에 더해 1곳 이상의 광역단체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고지인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미투 파문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은 미투와 관련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민 의원의 사퇴와 관련 “어디까지가 민주당의 가면인지 놀라울 뿐”이라면서 “성추행, 성희롱을 넘어 자신들이 보여준 놀라운 이중성과 쇼로 국민을 얼마나 기만하고 우롱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미투운동의 확산과 입법지원을 외치며 야당의 반격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에서 “미투 운동으로 대한민국은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책임지고 나서 ‘포스트 미투’를 준비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 등과 관련 “민주당에서도 큰 잘못을 한 사람들이 드러나고 있다.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들의 행위는) 권력남용이 아니라 타락이다. 회초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