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연임이 결정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찬·반 입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16일 오전 10시 대전 평촌동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백 사장 연임 안건 등을 처리한다.
백 사장은 과거 한국담배인삼공사 첫 공채 출신 최고경영자로 2015년부터 역을 맡아왔다. 이후 글로벌 사업에 집중해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5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산업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지난 3년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리더십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백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주총에서 안건이 최종 통과될 경우 백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이어진다.
실적은 물론 이른바 ‘출신성분’까지 두말할 나위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주주 기업은행은 연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연임 반대 측은 백 사장이 2011년 전력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진두지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 건을 이유로 꼽는다. 백 사장은 트리삭티 인수 뒤 이중장부를 통한 분식회계와 자산 과다계상, 베트남 수출선 무상양도 등의 불법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또한 사추위의 백 사장의 연임 선정 과정에 대한 미심쩍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T&G는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간 사장 공모를 받았다. 이후 2일 서류심사와 5일 면접을 진행했으며 면접 당일 최종적으로 백 사장을 사장 후보로 추대했다.
기업의 수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후보공모부터 최종 결정까지 근무일 기준 5일만에 진행된 것이 형식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장공모의 경우 심사·면접 등 1주에서 2주,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여유를 두고 진행되는데 근무일 기준 5일만에 마무리됐다는 것이 이유다.
반대로 지분의 53.18%와 28.56%를 쥐고 있는 외국계 주주와 개인·기타 주주 등은 연임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차기 후보 공모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트리삭티 역시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니니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근 백 사장의 연임을 찬성하는 의견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가 KT&G 사장 선임 과정에서 찬·반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외국계·개인주주들을 모두 품을 경우 백 사장의 연임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계 주주의 의결권 대리행사 신청은 이미 마감됐으며 외국계 주주가 보유한 주식 7306만주 가운데 4398만주가 대리행사 위임을 신청했다. 총 주식의 32%로, 백 사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지분과반수인 ‘발행주식총수의 25%’를 넘는 숫자다.
업계 관계자는 “백 사장의 연임은 외국계 주주들의 결정에 행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간의 실적 등을 볼 때 어렵지 않게 (연임이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재 해결되지 않은 트리삭티 문제 등이 추후 혐의점이 있다고 밝혀졌을 때 직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