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에뛰드로, 호주에서 라네즈로…아모레, 국가별 공략법 달라

두바이에서 에뛰드로, 호주에서 라네즈로…아모레, 국가별 공략법 달라

아모레퍼시픽, 각 지역마다 다른 전략…호주선 라네즈로 공략

기사승인 2018-03-20 05:00:00

중동에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브랜드 중 에뛰드가 먼저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마다 다른 화장품 선호도가 바로 그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나라별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동과 호주 등 각 나라별로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류 붐이 불고 있는 중동에서는 에뛰드하우스로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서는 원래는 간판 브랜드인 라네즈 등을 출시할 것을 먼저 생각했지만, 중동 현지 측에서 에뛰드하우스를 원했다는 전언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중동 1호점에 이어 오는 22일에는 쿠웨이트 최대 쇼핑몰에 중동 2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바레인 등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를 먼저 진출시키거나, 미국 시장에 설화수 등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공략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대 여성들을 공략하는 '공주놀이' 콘셉트의 에뛰드를 먼저 진출시키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중동 현지에서 에뛰드의 생기발랄한 브랜드 이미지와 밝고 상큼한 색조 브랜드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 에뛰드 입점은 아시아 메이크업 매장 중 첫 입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동 지방 여성들이 차도르 등으로 몸을 감싸다 보니 보여지는 부분은 화려하게 치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에뛰드하우스처럼 톡톡 튀는 느낌의 브랜드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이 그 나라에 가장 잘 맞는 브랜드로 공략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5대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5개 브랜드로 해외에 나간다는 글로벌 정책을 세우고 있다. 

호주도 아모레퍼시픽 쪽에서 관심을 두는 새로운 시장 중 하나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호주 시장을 주목하는 것은 화장품 시장이 성숙돼 있는 미국 시장처럼 색조와 메이크업 브랜드, 향수가 아니라 스킨케어 제품이 상대적인 강세를 누리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스킨케어 위주로 제품 라인업이 펼쳐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다양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제품군을 호주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 멜버른에 호주 법인을 설립하고 수분 크림 등으로 유명한 매스 브랜드인 라네즈를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서 선보였다. 앞으로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 등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호주의 경우 아웃도어 활동이 많고 화려한 치장보다는 피부 표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선진 시장인데 비해 스킨케어 시장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은 어떨까. 미국 시장은 모든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각축장으로, 장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를 바탕으로 전개해 오고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아닉 구딸을 인수해 키우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국 시장도 조금 더 매스 쪽으로 대중화해 나아갈 예정이다. 1년 전부터 이니스프리를 미국 뉴욕에 진출시켰다. 지난 5일에는 마몽드를 미국 내 최대 유통 업체인 얼타(ULTA)에 입점시켰다. 앞으로 상황을 봐서 아이오페 등의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서는 한류 열풍을 벗삼아 순항하고 있는 만큼 미국·호주 등 선진 시장에서도 도전장을 내밀며 공격적인 경영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사 브랜드가 강한 일본 시장에서도 지난 16일 이니스프리 매장을 진출시키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LG생활건강에 실적상으로 1위 자리를 뺏기며 내부적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당장 올해 주총에서는 '실적 개선'을 목표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지난 주주총회 당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어려웠는가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고 상품, 고객, 디지털의 3대 축에 관심을 둘 예정"며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아세안과 중동, 호주, 필리핀, 러시아 시장을 준비 중이며 한국 시장에서도 더 하고, 외국 시장에서도 더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상품, 고객을 기쁘게 하는 고객경험, 확고한 디지털 인프라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 중 작은 것이라도 '즉시 결행'하자"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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