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몸 만지고 성추행 방관”… 이대·중앙대 조소과 ‘미투’

“제자 몸 만지고 성추행 방관”… 이대·중앙대 조소과 ‘미투’

기사승인 2018-03-21 11:13:32

“권력 빌미로 제자 성추행 자행”

진상규명 및 엄중처벌 촉구

이화여대에 이어 중앙대에서 조소 전공 교수 및 강사에 대한 성추행 폭로가 잇따랐다. 졸업생과 동문들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책임 처벌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오전 자신을 성추행 피해를 입은 이화여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페이스북 페이지 ‘미술대학 내 교수 성폭력_대나무숲’에 한 교수의 언행을 고발하는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글에서 “과거 한 전시 뒤풀이에서 K교수의 지인으로 참석한 유명 사진작가 배모씨가 저를 추행했다”며 “K교수가 저를 도와줄 거라 기대했지만, 이 일을 언급했을 때 그는 배씨의 성추행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여성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이런 일은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밝혔다.

이날 오후 또 다른 작성자도 해당 교수의 성폭력과 배씨의 성추행에 대한 목격담을 전했다. 이 작성자는 “학과 MT에서 K교수는 저와 다른 제자들의 몸을 만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당하지 않았지만, 배 작가는 함께 있던 제 선배의 온몸을 다 만졌다”며 “K교수는 ‘너희도 배 선생님께 허벅지 좀 내어드려야 인생의 의미를 알 텐데’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조소전공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K교수는 자신의 권력을 빌미로 대학 MT, 전시 뒤풀이, 자신의 작업실, 서울 모처의 술집 등에서 제자들에게 성추행을 자행해왔다”며 학교 측의 진상 규명 및 처벌, 2차 피해 방지를 요구했다.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이화여대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확인되면 강경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중앙대 예술대 조소학과 총동문회도 성명을 내고, 대학 강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동문회는 “2013년 6월 12~13일 사이 강사 A씨가 종강 뒤풀이 장소인 노래방에서 조소학과 여학생 4명의 허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만지며 입맞춤을 시도했고, 이들을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동문회는 또 “사건 직후 학생들이 인권센터를 찾았지만, 같은 과 B교수가 개입해 합의를 종용했다”면서 “A씨는 작품활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대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시간강사였기 때문에 정식 징계가 내려지진 않았으며 해임 뒤 학교 강의가 중단됐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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