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항소심 절차에서 1심 무죄 판단 부분에 대한 검찰과 롯데 측의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21일 서울고법 형사 8부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일가에 대한 항소심 첫 준비기일에서 검찰은 1심의 판단을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롯데시네마 매점운영과 관련해 배임 액수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했다.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서미경 씨의 딸에게 공짜 급여를 지급한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롯데피에스넷과 관련되 471억원대 배임 혐의는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공짜 급여를 줬다는 사실도 무죄로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1심 판단 중 롯데시네마와 관련해 “롯데시네마가 5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는 건 이 자리의 누구도 다 아는 내용인데 손해액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 전 부회장 급여와 관련해서도 “롯데는 일본과 한국에서 분리 경영됐다, 신동주가 한국에서 아무 일도 한 게 없는데 일본에서 일했다고 한국 기업이 왜 급여를 줘야 하느냐”면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롯데피에스넷 배임에 대해서 “정부 방침대로라면 대기업인 롯데는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진출할 수 없는데도 (신 회장 등은) 마치 롯데피에스넷이 인터넷 전문 은행이 될 수 있는 것처럼 1심 재판부를 속이고 무죄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 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나온 걸 보고 롯데피에스넷도 대단한 매출을 올릴 것처럼 주장하는데 실 매출이 얼마인지 사실조회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를 속인다’ 등 검찰이 법적에서 사용한 표현은 거북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롯데시네마 배임 부분에 대해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맞서는 한편 서미경 씨 딸에게 급여를 지급한 부분은 “신격호 회장이 전적으로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재판부는 개인 비리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원심파기 결정을 받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사건을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재판에 병합해 함께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