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품업계 주주총회 주요 키워드는 오너일가의 경영 전면 배치와 신사업 진출로 인한 사업다각화가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을 시작으로 롯데제과, 삼양식품, 오뚜기,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사조해표, 빙그레, SPC삼립 등의 주총이 이어진다.
이번 주총의 주요 키워드는 경영진 재선임과 신사업이다. 특히 이어지는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다각화가 화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성장 둔화에… 신사업 활로 찾기 안간힘
빙그레는 이번 주총을 통해 신규 사업목적에 세제·화장품 제조판매업, 포장재·포장용기 제조판매업, 음식점업과 급식업, 식품사업용 기계임대판매업, 무형재산권 임대판매업, 브랜드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관리와 라이센스업 등 신사업을 추가했다. 이밖에도 가정간편식과 펫푸드 관련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교육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이는 강원도 평창 삼양목장 내 연수원을 추후 대관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SPC삼립은 천연·혼합제로 조미료 제조업, 기타 과실, 채소 가공과 저장처리업, 기타 비알콜음료 제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국순당 역시 신규사업목적에 ‘화장품 제조와 판매’ 추가에 대해 결의한다. 현재 제품 제조·생산 등의 준비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전통주 사업의 성장이 둔화된 만큼 사업다각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 오너 경영체제 전면으로… 유연한 의사 결정 노림수
이번 주총에서 오너일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곳도 있다. 이는 오너일가 특성상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현재 옥중 경영 중인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을 결의한다. 신 회장은 2006년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직을 계속 유지해왔다.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할 경우 대표이사 자리 역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크라운제과는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윤 대표는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3월 크라운제과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로 이동했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윤 대표가 크라운제과 사내이사에 선임될 경우 전문경영인체제 전환 1년만에 다시 오너경영 체제로 회귀한다.
삼양사 역시 지난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원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원 부회장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아들이며 김량 부회장은 고 김상홍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삼양사는 두 부회장의 삼양사 식품·화학별 특성에 맞는 경영관리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책임경영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르밀도 지난달 신동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푸르밀이 오너경영체제에 나선 것은 2007년 롯데우유 분사 이후 처음이다. 신동환 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경영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유연한 사업방향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수장(首將)의 능력에 따라 기업의 올해 성적이 가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