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조정 추가안 한계는?…"또 일방적…업계현실 고려 안돼"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조정 추가안 한계는?…"또 일방적…업계현실 고려 안돼"

지난해보다 역성장하는 경우만 혜택…그나마 한발 물러선 입장인 데는 환영

기사승인 2018-03-23 05:00:00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고수했던 제2터미널 오픈과 관련한 면세점 임대료 일괄 인하안에 추가안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공항공사와 면세점들과의 임대료를 놓고 불거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면세업체들은 추가안이 반갑기는 하지만 한계도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오후 12시경 공사가 내놓은 추가안은 30%의 임대료 인하율을 우선 적용한 뒤 정산 시 일정 기간 동안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따져서 돌려주는 방식이다. 면세사업자로서는 새로운 추가안과 기존의 27.9% 인하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번 추가안은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사업자들에게만 한정해 보냈다. 지난 21일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임대료 항의 집회를 연 중소중견면세업체들은 공문을 받지 못했다. 

앞서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항공사의 여객분담률 27.9%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일괄로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이용하는 항공에 따라 이용고객의 객단가가 달라진다며 30% 이상의 임대료 인하를 주장해 오며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있어 왔다. 

면세업계는 이번에 내놓은 추가안이 공항공사가 그동안보다는 한 발 물러선 안이라는 데에는 환영의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서 정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어서 반발은 잦아들지는 않고 있다. 

이번 추가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여전하다. 매출액 감소율을 지난해와 비교해 계산하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면세업계는 매년 국민소득도 올라가며 공항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고, 물가가 상승해 면세품 가격도 상승하면서 면세점 매출액은 조금씩 늘어나게 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면세업계가 사드 타격으로 심한 매출 저조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올해는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결국 매출액 감소액을 돌려받는 경우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명무실한 조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를 중심으로 산정하면 면세업자가 오히려 매년 매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웃지못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매출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들이 할인혜택 감소 등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M, 엔타스 시티, 삼익 등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지난 21일 집회를 시작으로 공항공사가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집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중소·중견면세점들은 대기업 면세점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해야 하며 여객분담률 27.9%의 일괄 인하안은 실정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안팎에서는 일괄 고정 임대료보다는 각사별 매출에 연동한 합리적인 영업요율 방식의 임대료 체계를 채택하는 것이 맞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인천공항공사로서는 현재로서는 일괄 임대료 인하안 카드만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바라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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