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가 임지선 단독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지난 23일 열린 보해양조 제66기 주주총회에서는 임 대표를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건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임 대표는 지난해 9월 국내영업에서 해외사업총괄로 적을 옮긴지 6개월만에 보해양조의 전체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임 대표는 “보해양조는 지난 68년 동안 좋은 술을 만드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젊은 CEO로서 임직원과 함께 고객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주류문화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주인 고(故) 임광행 회장의 손녀인 임 대표는 2013년부터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영에 참여했으며, 부사장 승진 이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영업을 주도해왔다.
특히 2015년 ‘부라더#소다’ 출시로 이른바 저도주 열풍을 이끌며 수도권지역 주류시장을 두드리기도 했다. 부라더소다 성공에 힘입은 임 대표는 콜라칵테일 ‘술탄오브콜라’, 장미향 소주 ‘언니네브루스’, ‘아홉시반’ 등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행했으나 반향을 일으키는데는 실패했다.
이후 임 대표는 지난해 9월 해외사업부문으로 적을 옮기며 채원영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체제를 이어왔다. 이후에도 국내 사업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가 단독대표체제로 보해양조를 이끌게 됐지만 현 상황은 쉽지 않다. 2015년 84억2535만원이던 영업이익은 2016년 56억6457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임·직원들이 임금을 반납하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못하고 연결기준 영업이익 21억원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경쟁사 선전도 임 대표에게는 짐이다. 안방인 전라지역에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이 선전하면서 2000년대 초 90%를 웃돌았던 지역 점유율은 60%대로 꺾였다. 현재 보해양조의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은 3% 수준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임 대표는 우선적으로 회사재정비 등을 통한 실적반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家)가 수장으로 있는 기업 특성상 유연하고 빠른 시장 대처를 장점으로 내세워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라더소다 등 다양한 형태의 성공을 견인했던 감각이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회사 사정이 녹록치 않은 만큼 경영능력이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