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사진 스튜디오. 이날 이곳에서는 한 쌍의 부부가 웨딩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결혼식을 앞둔 여느 부부와 다를 게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이날 주인공인 부인 김모(39)씨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김씨는 10여 년 전 목숨을 걸고 가까스로 북한을 빠져나와 남한에 정착했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부부는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채 혼인 신고만 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 부부는 웨딩 스튜디오 사진은커녕 결혼식 사진 한 장 가지고 있지 못했다.
우연히 창원중부경찰서 소속 탈북민 신변보호관인 황혜진 경위가 김씨 집을 방문했다가 이런 연유를 알게 됐다.
이 사연을 들은 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가 60만원 상당의 부부 웨딩 촬영 비용을 흔쾌히 지원했다.
김씨 부부는 “결혼사진 없이 지낸 게 늘 마음 한편에 걸렸는데 이렇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울먹거렸다.
장용철 창원중부서보안협력위원장은 “경찰과 보안협력위원회가 협력해 지역 내 탈북민 지원 활동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구준 창원중부서장은 “웨딩 촬영을 지원해 준 보안협력위원회에 감사드리며,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잘 정착해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