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비자금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사 공정성을 문제시 하며 검찰 조사를 전면 거부했다. 같은날 천안함 희생 장병을 참배하지 못한 데는 유감을 표했다.
26일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을 비롯한 검찰 측은 이날 오후 2시경 이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은 신 부장검사의 설득에도 조사 거부 입장을 유지해 2시간여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앞서 이날 이 전 대통령 변호인 강훈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 거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강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지난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한 것”이라며 “검찰은 함께 일한 비서진을 비롯해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고 일방적인 피의사실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다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조사 일체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 비자금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22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발부, 이튿날 새벽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 기한은 다음달 10일까지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는 천안함 희생 장병 참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유감을 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전 대통령은 게시물에서 “통일되는 그날까지 매년 여러분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매우 유감”이라며 “제 대신 저와 함께 일한 참모들이 참배하는 것으로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