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내달 1일부터 알뜰폰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고 다음 수순으로 알뜰폰 사업에서 완전 철수한 데 이어 이마트도 철수를 가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마트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알뜰폰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기기변경(신규단말)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규 가입을 중단한 것이고, 철수는 아니다"라며 "기존 고객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알뜰폰 기존 가입자는 5만명이다. 이마트는 이 가입자들만 유지한 채로 신규 고객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수익성 악화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통신업계 경쟁이 심화되어 재정비를 위해 신규가입을 중단했다며 수익성 악화를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알뜰폰 사업 철수에 필요한 행정 절차는 아직 밟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신규 고객을 받지 않는다면 사실상 사업을 이어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홈플러스도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은 다음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아갔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는 알뜰폰 사업 신규중단뿐 아니라 실적이 저조한 오프라인 매장도 매각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학성점, 부평점, 시지점, 하남, 평택 부지 매각에 이어 일산 소재 덕이점을 추가로 매각하는 등 적자 점포를 폐점하며 수익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30일 알뜰폰 서비스를 종료했다. 약 4000여명 정도로 추산되는 홈플러스 알뜰폰 가입자 대부분은 서비스 이관 등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해 이통사 내부의 알뜰폰 자회사로 서비스가 이관됐다.
지난 2013년에 이마트와 같은 해에 KT와 LG유플러스 통신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홈플러스는 전국 140여개 마트에 알뜰폰 판매점을 도입하면서 2014년에는 가입자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다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홈플러스는 2015년 6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았고 기존 가입자들을 다른 통신사로 이동시켰다.
알뜰폰 사업은 그동안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건네주는 도매대가 인하율도 예상치보다 높은 데다 제조사에서 프리미엄 폰 외에도 다양하고 저렴한 폰과 이에 맞는 통신비 모델이 나오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또 1만원대 데이터요금제 출시 등 통신사들의 통신가격 인하와 정부의 취약계층 통신료 지원 등 정부 지원도 커져 알뜰폰 업계가 매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알뜰폰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도 알뜰폰업계를 탈퇴하며 자생 행보를 결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이 매력을 잃고 있다"며 "앞으로 일부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