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유명 아이돌 그룹과 개그맨들이 출연하는 콜라보 무대를 만드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30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국내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와 손잡고 ‘VR(가상현실) 피팅서비스’를 홈쇼핑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VR 피팅서비스’는 데이터방송에서 판매 중인 패션 의류 등의 상품을 리모콘 조작만으로 3D 모델 및 아바타(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분신처럼 사용되는 가상 자아 그래픽 아이콘)를 통해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대홈쇼핑은 28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올레 TV Ch.36번’ 현대홈쇼핑플러스샵(이하 플러스샵)에서 ‘VR 피팅서비스’를 도입한 ‘조이너스 블라우스 3종’ 방송을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백화점과 패션업계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한 적은 있지만, 홈쇼핑이 3D 서비스를 실시하는 건 처음이다.
‘VR 피팅서비스’는 TV 리모콘으로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플러스샵 첫 화면에 있는 ‘3D 보기’를 선택하면, 방송 화면 우측에 새로운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후, 사전에 현대홈쇼핑이 방송 영상에 맞춰 제작한 3D 컨텐츠를 성별에 따라 선택하고, 색상을 고르면 ‘모델모드’가 구현된다.
특히, 키·가슴·허리·엉덩이 등의 개인 신체 사이즈를 입력해 가상의 인물에게 옷을 입혀볼 수 있는 ‘아바타모드’도 제공한다. 이런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평균 90여 대 카메라가 모델의 다양한 포즈를 전시 촬영하고, 이를 ‘3D 랜더링(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작업 등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졌다.
현대홈쇼핑은 "앞으로 ‘VR 피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송을 월 2회 이상 진행할 방침"이라며 "현재 의류에서 뷰티·잡화·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21일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챗봇 서비스 ‘샬롯(Charlotte)’을 오픈했다. ‘샬롯’은 한국IBM의 인지 컴퓨터 기술인 '왓슨(Watson)'을 활용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로 대화형 상담 서비스다.
롯데홈쇼핑에서 지난 1월부터 기획해 도입하게 된 ‘샬롯’은 롯데그룹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통합 명칭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적용해 오픈하게 됐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우측 하단에 위치한 ‘샬롯’ 아이콘을 클릭한 후 채팅 창에서 일상 대화체로 질문을 입력하해당 정보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아이콘이 항시 노출되어 있어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찾거나 조회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1:1 문의를 비롯해 홈쇼핑 업계 최초로 방송 편성표를 기반으로 편성 조회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LBL 방송 언제해?”라고 고객이 입력하면 ‘LBL’ 방송 상품들이 모두 안내되고, 이중 원하는 제품을 지정하면 방송 날짜와 시간을 알 수 있다. 이후 해당 상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해 방송 알림 서비스 신청과 주문까지 가능하다.
이외에도 상품결제, 취소, 환불 등에 대한 질문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추후 롯데홈쇼핑은 음성쇼핑, 상품추천, CS처리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대해 챗봇 서비스를 고도화 시킬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기존 챗봇 서비스의 단순하고 정형화된 응대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 음성쇼핑, CS처리 등으로 확대해 차세대 쇼핑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쇼핑이 유명 TV 프로그램과 제휴하거나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는 등 예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CJ오쇼핑은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와 콜라보레이션한 '코빅마켓' 기획 프로그램을 오는 27일 밤 10시45분부터 방송한다. 그간 다양한 시도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역량을 축적해온 CJ오쇼핑과 독보적인 콘텐츠 역량을 갖춘 CJ E&M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첫 번째 시도다.
tvN '코미디빅리그'에 나오는 주요 출연진이 ‘코빅’의 주요 개그 코너를 패러디해 콩트로 꾸미고, 쇼호스트와 함께 직접 상품판매 방송도 할 예정이다. 특히 그 동안 연예인 출연 자체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의 쇼퍼테인먼트와는 달리, E&M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방송을 선보이고 양 사의 타겟 고객도 한 데 모은다는 계획이다.
27일 밤 10시 45분부터 2시간15분동안 진행될 '코빅마켓'은 tvN ‘코미디빅리그’의 개그맨들이 TV홈쇼핑 무대에서 번외 경기를 펼치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박나래, 장도연, 황제성, 김영희, 김기욱, 고장환 등 '마성의 나래 Bar', '석포빌라B02호' 등 tvN ‘코미디빅리그’의 4개 인기 코너 멤버들 13명이 직접 출연한다. 이날 판매할 ‘필립스 면도기’, ‘매그넘 아이스크림’ 등의 상품들은 특별 사은품과 할인 혜택 등을 갖춘 코빅마켓 단독 조건으로 선보인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 슈퍼주니어의 씨이엔 롱패딩 판매 홈쇼핑 방송을 성사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오며 홈쇼핑을 새로운 영역으로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더 이전에는 루시드폴과 함께 직접 재배한 귤 판매 방송을 하는 등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롯데홈쇼핑도 오는 29일 오후 10시 45분부터 45분 동안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아이콘(iKON)’이 출연한 가운데, ‘삼거리푸줏간 불고기세트(6만900원)’를 판매한다. 이번 방송은 다음 달 방송 예정인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콘TV’ 촬영의 일환이다.
아이콘은 대표곡 ‘사랑을 했다’가 43일 동안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가요계 10년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는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 중 하나다.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대세 아이돌 그룹의 TV홈쇼핑 출연으로 주목된다.
오는 29일 판매되는 ‘삼거리푸줏간 불고기세트(6만900원)’는 YG푸즈의 노희영 대표가 기획한 상품으로, 올해 2월 롯데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론칭했다. 이날 방송에서 아이콘은 상품 소개와 함께 시연도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방송 중 구매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아이콘 멤버들의 사인CD 등 굿즈(Goods, 아이돌 관련 상품)를 증정한다.
이 같은 홈쇼핑의 변화는 2030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편의성과 재미를 갖추려는 홈쇼핑 업계의 노력이 숨어 있다. 고객이 맞춤형 서비스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쉽게 매칭해보고 살 수 있고, 아이돌이나 개그맨과 같은 스타들이 나오면서 홈쇼핑을 보다 즐겁고 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이 단순 판매 방송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며 이색 콘텐츠 기획에 주력하고 있다” 며 “최정상의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홈쇼핑 출연을 통해 쇼핑의 재미와 함께 잠재고객층인 10~30대들에게 비중 있는 유통채널로서 홈쇼핑을 인식 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