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시간대 의약품 구매불편, ‘심야공공약국’이 해법?

취약시간대 의약품 구매불편, ‘심야공공약국’이 해법?

기사승인 2018-03-28 17:23:57

흔히 심야시간이라고 하는 오후 9시부터 새벽 6시, 그리고 공휴일을 우리는 의료서비스 이용 취약시간대라고 한다. 갑자기 몸이 아파도 문을 연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취약시간대 보건의료서비스 불편해소를 위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야간 및 공휴일 약국에서 의약품을 구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 중 약 40%(166명)는 약을 구하지 못했다.

나아가 약국에서 약을 구하지 못했을 경우 ‘그냥 참는다’고 답한 이들이 37.5%로 가장 많았고,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매한다는 의견도 34.4%로 높았다. 약을 구하지 못해 응급실을 찾는다는 이들도 16.1%에 달했다. 

이처럼 의료서비스 제공시간의 사각으로 인해 몸이 편치 않아도 그냥 참거나 응급환자가 아님에도 응급실을 찾아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때문인지 국민들은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제시한 3가지 대안에 대해 높은 공감을 표현했다.

가장 높은 수준의 공감을 얻은 대안은 ‘야간·공유일 의원-약국 의무당번제’였다. 달빛어린이병원과 달빛어린이약국의 연계처럼 병의원과 약국이 당번을 정해 의무적으로 야간과 공휴일에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전체 1006명 중 약 966.8명(96.1%)에 이르렀다.

매우 찬성한다는 이는 전체의 61.6%, 찬성한다는 이는 34.5%였으며 반대한다는 이는 2.1%, 매우 반대한다는 이는 0.7%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광주·전라가 각 98.1%로 찬성자가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가 98.3%, 성별로는 여성이 97.6%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의-약국 당번제에 이어 많은 공감을 얻은 대안은 ‘처방전 리필제’였다. 처방전 리필제는 야간이나 공휴일 의료기관이 문을 닫아 의약품 처방을 받을 수 없을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 기존에 발행한 처방전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말한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41.4%는 매우 찬성한다는 답을, 48.3%는 찬성한다는 답했다. 반면, 찬성입장인 89.7%와 응답하지 않은 1.9%를 제외한 8.4%만이 반대 입장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공중보건의·약사 보건소 배치를 통해 서비스 사각을 해소해야한다는 의견도 89.3%가 동의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실행해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7.4%가 ‘심야공공의원·약국 연계 운영’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공중보건약사제도 신설(16.7%)’, ‘지정장소 의·약사 당번제(15.7%)’, ‘의원·약국 안내앱 개발(14.8%)’, ‘응급실 확대(13.3%)’로 나타났다. 편의점 판매약 확대는 10.9%가 1순위로 추진해야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대원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은 일련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심야와 휴일 보건의료서비스 요구가 평시와 다르지 않고,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에 의한 서비스와 국가 역할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다”며 “보건소 등의 장소에서 의사와 약사가 함께 당번제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심야공공의원과 심야공공약국을 연계·운영하는 방안들을 검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시간이나 공휴일 등의 취약시간에 의약품 구입 편의를 위해 시행돼 5년이 흘렀지만 안전성뿐만 아니라 오·남용에도 무방비한 상태”라며 “더 늦기 전에 공공성·안전성·접근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지원대책과 개선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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