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비율 영어 5.41%·한국사 2.62%… 전년 3월·수능보다 큰폭 하락
“절대평가 영역에 대한 관심·학습 꾸준히 가져가야”
지난 8일 실시한 2018학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험지를 접한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이 특히나 어렵게 출제된 국어와 함께 당황했던 영역이 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와 한국사. 이 두 개 영역의 체감 난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상위 등급 비율이 잇따라 급감했다.
3월 학평의 채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어 영역은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5.41%(2만4651명), 2등급 이내 비율은 16.11%, 3등급 이내 비율은 29.7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3월 학평의 1등급 비율 7.36%, 2등급 이내 18.25%, 3등급 이내 31.45%보다 감소한 상위 등급 비율이다. 2018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10.03%, 2등급 이내 29.68%, 3등급 이내 비율 55.11%와 비교하면 상위 비율은 절반가량 줄었다.
한국사의 경우 1등급(40점 이상·50점 만점) 비율은 가채점 결과 2.62%(1만1969명)로, 전년도 3월 7.32%, 2018학년도 수능 12.84%에 비해 급감했다. 2등급 이내 비율도 6.57%, 3등급 이내 비율은 14.04%로 전년도 3월 2등급 이내 16.07%, 3등급 이내 31.31%, 2018학년도 수능 2등급 이내 22.82%, 3등급 이내 35.04%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3월 학평 결과만 보고 올해 수능 영어, 한국사의 난이도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절대 방심하지 말고 절대평가 영역에 대한 관심과 학습을 꾸준히 가져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 평가이사는 “평가원 주관으로 진행될 6월 모의평가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실제로 올해 수능 영어가 작년 수능과 같이 10%대의 1등급 비율을 가져가게 될 수도 있지만, ‘쉬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대비하면 작년 수능 한국사와 같이 크게 당황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면서 “한국사는 작년 6월의 경우 3등급 이상 학생 비율이 55.03%, 9월에는 63.01%였지만 수능에서는 35.04%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한편 이번 3월 학평에서는 국어 영역도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1등급 구분 원점수가 81점, 표준점수 133점을 보였다.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나형도 1등급 구분 원점수 82점, 표준점수 140점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학가형은 1등급 구분 원점수가 91점, 표준점수 136점으로 추정돼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었다.
이번 3월 학평이 갖는 의미는 재학생 기준이긴 하지만 자신의 전국적 위치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이다. 과목에 따라 시험 범위가 한정(수학가형 ‘기하와 벡터’ 미출제, 수학나형 ‘확률과 통계’ 미출제, 과탐II 과목 미출제 등)되고, 재수생들이 응시하지 않은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주의해야 할 요소 가운데 하나는 3월 학평의 결과를 지나치게 절대화하거나 애써 외면해 수시 지원 여부의 객관적 태도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는 학교 교사 등의 조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 등급 학생들의 경우 영역(과목)별로 부족한 단원이나 문항 유형을 찾아 내용 이해와 문제 풀이를 통해 보완하고, 중위 등급 이하 학생들은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틀린 문항 유형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 연습을 할 것을 권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월 학평은 겨울 동안 학습했던 성과를 확인하는 도구이자, 앞으로의 학습 방향을 결정하는 도구가 된다”며 “그간 학습했던 부분에서 나타난 정답률과 오답률을 통해 성과를 확인할 수 있고 학습 태도가 적절했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점수에 연연해하지 말고 학습 과정에서 분석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각 문항별 주요 점검 포인트나 출제 의도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