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2019년까지 글로벌 성장 규모는 4273억 달러(한화 약 462조원)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시장도 연평균 4.1%씩 성장해 내년에는 6조 8000억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7%에 불과하다. 바이오산업이 국가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어 이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 자문업체 ㈜액트너랩 조훈제 CTO(최고 기술 책임자)는 29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HIP) 4층에서 열린 ‘병원 주도의 의료산업 육성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포럼에서 바이오산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미국의 의료산업 클러스터 사례를 소개했다.
조훈제 CTO(최고 기술 책임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보스턴 지역에만 기술 스타트업 기업이 5149개 있고, 그 지역에서 두 번째로 투자를 많이 받는 분야가 ‘헬스케어’ 부문이다.
조훈제 CTO는 “주변에 하버드 대학교,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보스턴 대학교, 터프츠 대학교 등 연구 능력이 탁월한 대학교가 모여 있고, 원천 기술 및 진보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는 지역이다”라며 “또 주변에 임상 연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병원이 많아 바이오, 헬스케어, 메디칼 디바이스 등 연구개발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시간주 앤아버 지역 클러스터 중심에도 병원이 있었다. 병원을 중심으로 의대, 치대, 약대, 자연대, 공대가 둘러싸여 있으며, 그중 미시간 대학 노스 캠퍼스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제약’의 연구·생산시설을 인수해 연구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앤아버 지역에서는 다양한 하이텍(high technology) 스타트업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훈제 CTO는 “세계적인 병원 클러스터인 보스턴 지역은 바이오, 헬스케어, 메디칼 디바이스 산업을 위한 병원, 기초·응용 연구, 개발, 하이텍 스타트업 투자 등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이다”라며 “병원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진, 우수한 병원 시스템, 관련 하이텍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과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CTO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HIP, 판교 밸리에 있는 하이텍 바이오 스타트업을 융합해 한국형 병원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는 바이오 및 ICT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수한 임상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HIP, 판교 밸리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융합한다면 성공적인 한국형 병원 클러스터 구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연구기획지원부장은 “HIP는 국내 최초의 병원 중심 융합 연구단지로 진료 현장과 직접 연계해 임상, 교육, 연구,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30개의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면서 “이 부지를 활용하면 진료와 교육, 연구, 제조, IT, 상업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에 따르면 이 부지에는 오는 12월 전임상실험이 가능한 연구소가 준공되고 헬스케어 분야 창업기업 육성 공간이 마련된다. 바이오 데이터 수집·의료전문가 지식·플랫폼 기술 등 3가지 요소를 한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센터’도 구축된다.
이를 통해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선도하고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융합 허브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을 융합한 혼합현실(MR) 기술을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기반 시설도 마련된다.
원내 연구자의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다학제 연구모임도 있다. 이 부장은 “현재 원내 자문그룹을 운영 중에 있다. 3개 이상 진료과, 7인 이상의 교수로 구성돼 있고 현재 28개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아이디어를 발굴,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보상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이번 포럼은 병원이 헬스케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첫 시도였다.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