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의사들, 문재인 정부와 전면전 선포

뿔난 의사들, 문재인 정부와 전면전 선포

기사승인 2018-03-30 13:16:13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하 문재인 케어)을 두고 29일 진행된 의사들과 정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모양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부는 이미 여러 번 의료계를 속여 왔다. 독이 든 사과로 유혹하고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건강보험 급여의 맹점이자 한계를 예로 들며 정부가 만든 의료서비스 현실을 비판했다.

여러 곳이 아파도 하루에 한 곳 밖에 치료를 받을 수 없고, 통증부위 2곳의 물리치료를 했다고 의료법 상 환자유인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손가락이 3개 잘려 응급실을 가도 한 번에 2개까지는 급여로 치료가 되지만 다른 하나는 비급여로도 봉합을 할 수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최 당선인은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에 반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진료를 환자가 원하는 경우 제한 없이 제공해야하는데 문재인 케어는 이것을 강제로 막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암 환자들이 내 돈을 내고 치료를 받겠다고 해도 문재인 케어의 규제에 의해 못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최선의 치료이지 돈이 가장 적게 드는 치료가 아니며 문재인 케어는 환자의 선택권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는 만큼 ‘저질의료를 강요하는 싸구려 케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강하게 반발하겠다는 뜻이다.

그 일환으로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첫 사례로 4월 1일 시행을 예고한 ‘상복부초음파 급여기준 개선안’의 절차적·내용적 문제를 모두 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 당선인은 “4월 초순 의료계 대표자들과 신속한 협의를 진행해 4월 하순 경 전 의료계가 동참하는 집단행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고려하고 있는 22일, 27, 29일 중 하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의 시정잡배 같은 망나니 행태로 인해 의정대화의 불씨는 꺼져버렸으며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무면허 초음파 검사 신고센터 운영 및 포상금 지급 ▶보장성 강화정책의 원점 재검토 ▶저부담, 저수가, 저보장 해소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이어 “일련의 권고마저 정부가 무시한다면 향후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는 일체 불가능하다”면서 “의료계와 정부, 공공기관 등과의 모든 회의와 대화 등에 대한 전면 무기한 중단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29일 의정협상 파탄사태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인기 영합의 정책을 의료공급자인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일방발표하고 충분한 재정준비나 국민적 동의 없이 의료계 희생만 강요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29일 의정협상에서 복지부는 초음파 고시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고 투쟁하든 마음대로 하라며 의료계를 짓밟았다. 이는 협상의 마음 없었던 기만적 행동”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투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어 최대집 후보의 대한의사협회장 선출에서 표출된 13만 의사들의 뜻을 존중하고 고민해야할 것이라는 뜻으르 전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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