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한 화음 만들어낸 ‘우리는 하나’

남·북, 한 화음 만들어낸 ‘우리는 하나’

남·북, 한 화음 만들어낸 ‘우리는 하나’

기사승인 2018-04-03 22:29:54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 남북을 대표하는 공연단의 화음이 울려 퍼졌다. 이날 남북공연단은 총 27곡을 선보였고, 이중 5곡은 남과 북의 예술단원들이 함께 무대를 꾸미며 박수를 이끌어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우리는 하나’라는 타이틀을 걸고 진행된 남북 합동 공연에서 가수들은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한 목소리로 평화를 노래했다.

가수 강산에와 서현 등 우리 가수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가수 이선희는 대표곡 ‘J에게’를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소속 가수 김옥주와 한 소절씩 나눠 부르며 곡이 끝날 때까지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고,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정인과 알리는 남한 공연에 참여했던 김옥주, 송영과 함께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로 시작하는 '얼굴'을 함께 불렀다. 1절은 남북 가수들이 한 소절씩 부르다가 네 가수가 함께 화음을 맞춰 손을 잡고 노래했다.

북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 최효성과 공동MC를 맡은 서현은 “무대를 보는데 가슴이 뭉클해졌다”며 “특히 김옥주, 송영 씨는 강릉과 서울에서 열린 공연에서 남측에도 큰 인상을 주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또 한 번 아름다운 화음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네 번째 방북인 최진희는 故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인 ‘사랑의 미로’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고마움을 표현한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선보였다. 이어 “2002년에 오고 16년 만에 왔다. 정말 많이 오고 싶었다”면서 “또다시 평양에서 공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다시 기다리고 있겠다”고 인사했다.

윤도현밴드(YB)도 첫 공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편곡이 새롭다고 관심을 보인 록 버전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흥겹게 들려줬고, ‘처음에 우리는 하나였어’로 시작하는 통일 염원곡 ‘1178’을 불렀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 1178㎞를 뜻한다.

외할머니가 이산가족인 YB의 보컬 윤도현은 “‘1178’은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우리의 손으로 통일을 만들자는 뜻이 담겼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삼지연관현악단이 정말 훌륭한데, YB와 전 세계를 돌며 합동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부모가 실향민인 강산에는 ‘라구요’를 부른 뒤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뭉클하다”며 말하는 와중에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고, 한동안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 외에도 정인은 ‘오르막길’을, 알리는 ‘펑펑’을, 백지영은 ‘총 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서현도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 ‘푸른 버드나무’로 박수를 받았고, 여성 아이돌그룹인 레드벨벳은 화려한 춤과 빠른 멜로디의 ‘빨간 맛’으로 북한에서는 보기 힘든 생소하지만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첫날 공연에서는 ‘꿈’과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를 이어 불렀던 조용필은 자신의 밴드 위대한탄생과 함께 ‘친구여’와 ‘모나리자’를 선곡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약 10분간 메들리 형식으로 ‘찔레꽃’,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작별’, ‘락화류수’, ‘동무생각’ 등을 들려줬다. 악단의 힘찬 행진곡풍 연주에 맞춰 김주향, 김성심, 송영 등 다섯 가수가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무대 3곡은 남북 가수들의 합창으로 꾸며졌다. 남북 여성 출연진이 위대한탄생과 삼지연관현악단의 협연에 맞춰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전체 출연진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편곡한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가수 김성심은 우리 취재진들에게 “남북이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고,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가을에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 공연이 열리면 오게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그러면 좋죠”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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