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구조조정 철회를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사를 기습 점거한 금속노조 STX조선지회가 9일 만에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달 27일부터 STX조선지회가 진행하던 민주당 경남도당 점거 농성을 4일 해제한다고 밝혔다.
STX조선 노조는 점거 농성을 벌이면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면담과 민주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구성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집권여당에게 중형조선소 회생 방안 해결을 담보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하는 선(先)조치 차원에서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STX조선 노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교섭 테이블에 앉았지만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사측은 생산직 75% 감축을,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할 때까지 전면파업을 유지하고, 노숙 농성과 집회 등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어서 노사확약서 제출 기한인 9일까지 노사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는 “일방적인 보고서를 토대로 해고와 비정규직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인적 구조조정 없는 ‘자율교섭’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고 해서 노조 투쟁 수위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책임을 묻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민중당 경남도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결정된 김경수 국회의원(김해을)에게 “중형조선소 회생 방안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노총 경남본부는 “경남경제와 민생을 살리려면 창원 STX조선과 통영 성동조선부터 살려야 한다”며 “도지사가 되면 경남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하려면 살인 구조조정부터 멈추고, 농성 현장을 찾아 노동자들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본부는 “STX조선 노동자를 다 죽이고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고강도 인원 감축을 인정할 수 없고, 성동조선의 청산 목적의 법정관리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은 ‘묻지마 살인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숙련 노동자와 중형조선소를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민중당 경남도당도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에게 중형조선소 회생 방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도당은 “벚꽃축제가 한창인 오늘도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은 길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며 농성 중”이라며 “금융논리가 아닌 사람을, 노동자를 살리는 방향의 중형조선소 회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수개월 동안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기업을 회생시키는 방안은 과연 ‘누구’에게 있어 합리적인 방안이냐”면서 “김 의원은 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중형조선소 처리 방안’ 철회, 중형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는 방향의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