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켐텍이 피존의 스프레이형 탈취제 제품에 쓰인 ASCO-MBA라는 원료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PHMG가 검출됐다는 재단법인 FITI시험연구원에 대해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피죤이 환경청에 요청함에 따라 AK켐텍의 현장점검을 통해 ASCO-MBA(ASCO-Betain, 통칭 베타인) 원료에 대한 시료를 FITI시험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PHMG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AK켐텍이 자료를 내어 검사 결과를 반박함으로써 상황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AK켐텍은 5일 "베타인을 PHMG 검출의 원인으로 판단하기에는 베타인의 원료물질에 PHMG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지만 모순된 결과가 나와 FITI 조사결과는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AK컴텍의 주장에 따르면 FITI는 베타인 제조에 사용된 전체 원료물질 6종에는 PHMG가 미검출 되었다고 하면서도 원료물질을 사용해 제조한 베타인에서는 PHMG가 검출되었다는 앞뒤가 안 맞는 결과를 내놓았다.
AK켐텍은 "화학물질 전문가들에 따르면 PHMG는 화학반응의 부산물로 생성될 수 없는 물질"이라며 "원료 6종에서 모두 PHMG가 미검출되었다면 과학적으로 최종 생성물인 베타인에서도 PHMG가 검출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FITI의 분석 장비보다 더 정밀한 MALDI FT-ICR 장비로 베타인을 분석한 결과 PHMG로 오인할 만한 물질에는 PHMG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산소 원자가 포함돼 있어 PHMG와는 완벽히 다른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피존 제품에서 PHMG가 검출됐다는 FITI의 시험결과는 오류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오류의 원인으로 PHMG의 질량값과 수치상의 오류를 제기하기도 했다. 우선 질량값이 소수점 첫째자리까지만 표기돼 있어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을 동일물질로 판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존제품의 PHMG함량을 각각 0.00699%, 0.009%로 발표한 것을 근거로 수치가 맞지 않다는 것도 짚었다.
피존 제품에 원료로 사용되는 베타인의 함량은 1.5% 수준이고 실제로 베타인이 PHMG 검출원인이라면 산술적으로 약 0.466%~0.6%의 PHMG가 베타인에서 검출되어야 하지만, 베타인 시험결과서상 검출량은 약 1/10 수준에 불과해 수치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AK컴텍은 "소비자와 고객사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통해 관계기관에 분석결과를 소명하고 공식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피존의 '스프레이 피존 우아한 미모사향' 제품에서 PHMG가 0.00699% 함유됐고, 스프레이 피죤 로맨틱 로즈 향에서는 0.09% 함유됐다는 결과를 밝혔다.
피죤은 이에 대해 원료공급업체로부터 PHMG를 비롯한 유해물질이 없음을 검증한 확인서를 받고 원료를 공급받았다며 AK켐텍으로부터 공급받은 베타인(MBA) 원료에서 우려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피죤은 환경청에 민원을 넣어 AK켐텍의 원료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해 베타인 원료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
피죤과 AK켐텍 양사는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적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