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이 푸른문화재단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국사료 지분을 기부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푸른문화재단은 푸른저축은행 구혜원 대표이사가 설립한 기구로 구 대표와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은 친인척 관계다.
사조산업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사조산업은 관계기업으로 있는 부국사료의 주식 총 4500주, 약 15억원을 푸른문화재단에 기부했다. 사조산업은 부국사료의 주식 6만7500주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푸른문화재단은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제수인 푸른저축은행 구혜원 대표이사가 설립한 재단으로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재단이 설립된 2016년 푸른문화재단이 기부받은 기부금은 23억7400여만원에 달한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사조산업은 15억2592만원 상당의 부국사료 주식 4500주를, 부국사료는 3억4860만원 상당의 푸른저축은행 주식 6만주와 현금 5억원을 기부했다.
사조그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관계사들이 지원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사조산업은 부국사료의 지분 약 37.5% 소유하고 있으며 부국사료는 푸른저축은행의 지분 약 9.6%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산업과 푸른저축은행은 오너 친인척 관계로 엮이지만 직접적 그룹으로는 엮이지 않는다. 만일 사조산업이 보유한 부국사료의 지분을 지금처럼 푸른문화재단에 넘기는 식으로 전부 털어낸다면 사조산업과 푸른저축은행은 완벽한 ‘남남’이 된다. 일각에서 오너일가의 재무구조 지분정리에 문화재단을 설립·이용한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이러한 의심을 증폭시키는 것은 푸른문화재단의 기부금 지출 내역이다. 푸른문화재단이 설립된 2016년 주 사업목적인 예술지원 등에 사용한 금액은 금속공예 전시회 지원비 200만원에 불과하다. 기부금의 0.08%만 재단의 사업목적에 지출한 셈이다.
급작스레 늘어난 기부금액도 마찬가지다. 2014년 3300만원 수준이던 사조산업의 기부금 총액은 2015년 8억8000만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 중 1/3분기까지의 기부금은 2억2000만원으로 사실상 4/4분기에 기부금이 크게 오른 것이다. 푸른문화재단 설립 이후 부국사료 주식이 기부금액에 포함되면서 사조산업의 2016년 기부금은 총 16억4000만원, 2017년 17억3000만원으로 3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네비스탁 관계자는“사조산업이 꾸준히 기부활동을 넓혀나가고 푸른문화재단 또한 본래의 목적사업을 충실히 수행해서 공익법인의 역할을 다한다면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사조그룹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