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스타디움] ‘두경민 없어도’… DB, 버튼 하나로 충분했다

[in스타디움] ‘두경민 없어도’… DB, 버튼 하나로 충분했다

[in스타디움] ‘두경민 없어도’… DB, 버튼 하나로 충분했다

기사승인 2018-04-10 20:56:02

“신인이 맞는지 의문이 들어요.”

디온테 버튼의 이야기가 나오자 단번에 이상범 DB 감독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10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SK와의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덧붙여 버튼의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버튼이 참 어른스럽다”며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본인이 선수들에게 직접 조언도 건넨다. 그럴 때보면 참 신인이 맞는가 싶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의 말대로 버튼은 프로 경험이 전무해 따지고 보면 신인에 가깝다. 올 시즌 리그를 폭격하고 외국인 선수 MVP를 타낸 버튼이지만 압박과 부담이 심한 플레이오프에선 경험 부족을 노출할 거란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4강 PO 3경기에서 평균 24득점을 올리며 간단히 우려를 불식시켰다. 챔프전 첫 경기 역시 38득점 14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이번 2차전은 시리즈 향방을 가릴 중요한 경기였다. 1차전을 승리한 DB는 우승 확률 71.4%를 확보한 상황. 2차전마저 승리로 장식하면 우승 확률은 90%까지 올라간다. 역대 1,2차전을 가져간 10개 팀 가운데 무려 9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혹 2차전을 내주고 3차전을 맞는다면 홈에서 강한 SK에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차전 무릎 부상을 당한 두경민이 경기 시작 20여 초가 지난 상황에서 SK 최부경가 충돌해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경민이가 무릎 통증으로 경기 도중 못 뛰게 되면 버튼에게 수비가 몰릴 수 있다”던 이 감독의 우려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실제로 버튼은 2쿼터 종료 직전까지 전반전 8득점에 머무르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SK와의 점수 차도 9점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버튼은 버튼이었다. 2쿼터 종료 부저가 올리는 동시에 3점 라인 먼발치에서 던진 3점슛이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발동이 걸린 버튼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원주체육관을 메운 관중들을 발칵 뒤집어놨다. SK가 준비해 온 더블팀 수비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버튼은 3쿼터 3점슛 3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점수를 71대60까지 벌렸다. 3쿼터 1분여를 남긴 상황에선 상대 진영에서 가로채기에 성공, 득점에 성공했다. 3쿼터에만 20득점을 기록한 괴물 같은 활약이었다. 버튼의 활약에 힘입어 75대66으로 DB가 크게 앞선 채 3쿼터가 마무리됐다. 

분위기를 탄 DB는 이우정 등의 활약으로 기세를 몰아 4쿼터 승기를 굳혔다. 버튼은 4쿼터에도 승부를 결정짓는 자유투와 블락샷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DB는 94대89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버튼은 이날 39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박할 여지 없는 최고의 수훈 선수였다.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버튼의 재계약 여부도 벌써 관심이다. 이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시즌이 끝나면 제일 먼저 쟤네 집에 가서 드러누우려 한다”며 버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4강 PO에서의 맹활약, 그리고 챔프전까지. 이제는 DB의 승리 공식이 된 디온테 버튼이다.  

원주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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