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당분 함유량이 높은 음료에 설탕세(Sugar Tax) 제도를 시행하는 등 ‘저당’이 글로벌 추세로 확산됨에 따라 국내 음료시장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콜라 등 소프트 음료에 함유된 당 정도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를 시행했다.

음료 100㎖ 당 당분 함유량이 8g 이상이면 ℓ 당 약 360원을, 5~8일 경우 약 270원의 세금이 추가된다.

설탕세는 소비자가 아닌 제조업자에게 부가되지만 수익률 악화를 막기 위해 제품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환타 등 글로벌 소프트음료 제조업체들이 최대 60% 이상 당 함유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카콜라는 기존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당분 함유량을 그대로 두고 대신 사이즈와 가격 조정에 나섰다. 1.75ℓ 사이즈는 1.5ℓ로,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300원가량 인상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정책으로 당류 저감 종합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당류 저감 종학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국민들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50g 이내로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50g 기준은 성인 하루 권장 열량 2000㎉의 10%인 200㎉를 환산한 수치로 각설탕 16.7개에 달하는 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통한 국민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2007년 33.1g에서 2013년 44.7g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12세~18세 청소년과 19세~29세 청년층의 경우 2013년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각각 59g과 58.7그램으로 국제보건기구(WHO)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비만학회 등 일부 전문가 단체에서는 성명을 내고 설탕세와 같은 수위 높은 규제에 대한 검토나 식품가공과 관련해 당류 저감 노력에 대한 세제지원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음료업계에서는 이미 각 업체별로 저당 제품을 출시하고 있을 정도로 ‘선반영’ 된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탕세 등 당류 저감 트렌드는 글로벌 추세”라면서 “국내 음료 등 대부분 식품제조업체에서는 다양한 ‘라이트 슈거’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설탕세 부과로 단가가 상승하게 된다면 소비자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