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라도 나와줘” 진도군·단원고 등 눈물 속 세월호 추모

“꿈에라도 나와줘” 진도군·단원고 등 눈물 속 세월호 추모

기사승인 2018-04-16 14:41:45

4·16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희생자 수색이 이뤄졌던 전남 진도와 정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등에서 고인의 넋을 달래기 위한 추모행사와 진혼식이 각각 거행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곳, 진도에서는 체육관으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다시 찾아온 네 번째 봄’을 주제로 엄수된 추모식에는 지역 단체장과 공무원, 군민, 종교인, 학생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세월호 일반인 미수습자 권재근(당시 52) 씨 형이자 혁규(당시 9세) 군의 큰아버지인 권오복(64)씨도 자리를 지켰다. 조도고등학교 2학년 박주희 양은 연단에 올라 “4년 전 그 봄에 맞이했다면 언니 오빠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수도 있을 그런 세상을 위해 저희는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추모식은 이 사회의 안전을 기원하는 캠페인과 진도씻김굿 등 식전행사를 거쳐 추모영상 상영, 공식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는 ‘다시 봄, 기억을 품다’를 주제로 추모식이 열렸다. 특히 편지낭독 순서는 교사와 학생 600여명이 들어찬 강당을 큰 울림으로 메웠다.

단원고 2학년 여학생이 읽어내려 간 편지에는 “저희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아무 힘없는 약자를 이용해 다치게 하는 강자에게는 더욱 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 있었다. 희생자의 여동생인 재학생은 편지를 통해 “오빠가 어떤 목소리였는지, 키가 어느 정도였는지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기억에라도 담아둘 수 있도록 꿈에 나와 달라”고 전했다.

편지가 낭독되는 동안 강당 곳곳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추모곡인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합창한 뒤 각자 쓴 편지를 종이비행기를 접어 공중에 날렸다.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는 오후로 예정된 영결·추도식에 앞서 진혼식이 이뤄졌다. 유족들과 종교단체 관계자 등 수십 명이 자리를 메워 종교의식을 시작으로 진혼식, 영정 이운식을 함께했다.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은 지난 4년 동안 분향소에 자리했던 희생자들의 영정이 추모행사 본 무대인 영결·추도식장으로 옮겨지자 다시 한 번 통곡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이운식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한편 이날 추모행사 본 행사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은 오후 3시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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