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별 한방의료 보장성 강화 준비 ‘착착’

생애주기별 한방의료 보장성 강화 준비 ‘착착’

기사승인 2018-04-17 14:31:32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일환인 생애주기별 한방의료 서비스 보장성 강화정책 추진이 순조롭다.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정부 정책 추진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의학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와 견제가 심해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는 14일 ‘첩약(한약) 건강보험 추진 특별위원회(이하 첩약특위)’ 발대식을 갖고, 위원장으로 첩약 급여화 논의를 내부적으로 이어온 임장신 원장(중앙경희한의원)을 임명했다. 

한의협은 “향후 첩약건보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생애주기별 한방의료서비스 보장성 강화 실현을 위해 각 생애주기별 취약계층인 소아와 여성, 노인의 대표 상병과 치매, 난임 등 국민 요구도가 높은 질환에 대한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첩약특위 구성도 마무리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특위는 한의계 전문가와 원로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대내외 홍보를 진행할 ‘회원소통소위원회’, 세부 정책을 추진하고 유관기관 등과 협의를 할 ‘사업추진소위원회’, 첩약 건보적용에 대한 구체적 시행안을 마련하고 연구할 ‘정책연구소위원회’로 나뉜다.

임장신 위원장은 발대식에서 “한때 혼란의 시기를 겪기도 했던 첩약의 건강보험 진입은 이제 한의계의 희망과 관심사가 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면서 “반드시 이뤄내 한의계의 발전은 물론 국민건강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짐처럼 한방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한약진흥재단이 2017년 발표한 한의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결과에서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이용하는 국민들은 건강보험 급여확대 1순위로 탕약(첩약)을 꼽았고, 외래 이용시 탕약의 이용만족도도 5점 만점에 3.8점으로 높았다.

2014년 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결과에서도 한의 의료기관 이용자의 77.3%가 탕약이 비싸 보험급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6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시범사업’이 진행되며 국민들의 비용부담 완화가 선결돼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한의협은 지난해 11월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첩약 보험급여 실시에 대한 회원 동의를 얻어 급여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의원도 같은 해 12월 ‘한약(첩약) 보험급여 추진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며 힘을 보탰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3월 11일 “한의계와의 협의 등 의견수렴을 거쳐 한약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지난 9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약 7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를 발주했다.

6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국내외 첩약 조제현황과 관리기준 분석 ▶첩약 급여화 검토를 위한 쟁점사항 도출 및 해결방안 마련 ▶단계적 기반 구축 ▶보험급여 시범사업 방안 마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민이 금전적인 문제로 진료선택권을 제한받는 불합리한 상황을 없애고, 진료선택권과 편익성을 높인다는데 있다”며 “현재 정부와 국회, 건보공단 등과 유기적인 협의를 잘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혁용 한의협회장도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과 제도의 뒷받침은 물론 한의계 내부의 단합과 국민들의 전폭적인지지 모두가 필요하다”며 “첩약이 왜 급여화 돼야하며, 급여화 됐을 때 국민에게 어떤 점이 도움이 되는지 잘 설득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의료계를 중심으로 한방 급여화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한약 및 첩약 건강보험 급여적용 검토 움직임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의협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행위나 약제 중에서도 비용효과성과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것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보장성 강화가 이뤄져야하는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간독성이니 신장독성 등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으며, 금기증이나 적응증, 적정용량 등일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구분·검증돼있지 않았고, 효과에 관한 유효성조차 입증되지 못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일일이 대응하고 문제 삼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한의협 관계자는 “의료계의 한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이해에 기반한 반대에 매번 대응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편익과 건강을 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나가겠다”며 “국민적 요구와 기대가 형성된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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