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식품업계 패키징 전쟁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식품업계 패키징 전쟁

기사승인 2018-04-19 05:00:00

단순히 햇빛과 벌레를 막기 위한 용도였던 제품 패키징이 발전하고 있다. 제품의 맛을 더해주는 것은 물론 기존에 구현할 수 없었던 색다른 식감을 만들어내는 수준의 기술개발까지 이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가 포장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체 생산비의 약 4%에 달한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패키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16조원 규모였던 국내 포장시장은 2015년 24조원으로 8.2% 신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오염을 막는 수준에 그쳤던 패키징은 다방면의 기술연구를 접목한 종합기술로 거듭나고 있다.

샘표는 지난해 회간장을 출시하며 내·외부로 분리된 두 개의 용기가 공기를 완벽히 차단하는 ‘신선 밀폐 용기’를 도입했다. 국내 출시된 간장 제품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세조절 특수캡을 조절해 적은 양도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제품을 개봉한 뒤에도 산소가 유입되지 않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쿠퍼스 프리미엄’에 이중캡을 적용했다. 뚜껑에는 정제 형태의 밀크씨슬을, 병에는 액상 형태의 헛개나무를 한 병에 담은 형태다. 한국야쿠르트는 2009년 쿠퍼스 헛개나무를 론칭한 후 돌미나리과의 밀크씨슬 소재를 제품에 적용하고자 했으나 밀크씨슬의 쓴 맛 때문에 액상으로 녹여 제품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후 이중캡 기술이 적용되면서 밀크씨슬이 정제형태로 제품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햇반’으로 기능성 패키징 시대의 포문을 연 CJ제일제당은 연간 10억원 이상을 포장재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고메 함박스테이크’를 비롯한 고메 상온 간편식 4종 제품은 산소차단 용기와 리드필름을 적용해 유통기한을 9개월까지 늘린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첨단소재인 ‘서셉터’를 활용한 포장지 사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서셉터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냉동제품에 적용되고 있는 신소재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하면 최대 200℃까지 온도가 올라 바삭바삭한 식감과 그을린 듯한 브라우닝(browning)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풀무원은 나또 전용 용기인 ‘이너트레이’ 포장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기존 나또 패키지는 얇은 비닐로 나또를 덮는 필름 피막 포장방식 특성상 환벽한 밀봉이 불가능했다. 특히 용기 외각 부문은 공기와 많이 접촉하고 중심부로 갈수록 공기가 통하지 않아 발효에 편차가 생기기도 했다. 이너트레이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나또와 패키징 사이 공간이 생겨 통기성이 높아지고 나또콩이 균일하게 발효될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간편’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패키징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제품보관 뿐만 아니라 맛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패키징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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