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정인선 “이이경 오빠와 동반 캐스팅, 신기한 인연”

[쿠키인터뷰] 정인선 “이이경 오빠와 동반 캐스팅, 신기한 인연”

정인선 “이이경 오빠와 동반 캐스팅, 신기한 인연이라고 생각했죠”

기사승인 2018-04-18 17:28:45


배우 정인선은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정체불명의 싱글맘 한윤아 역을 맡았다. 한윤아는 이미 친분이 있던 동구(김정현), 준기(이이경) 등과 달리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물이다. 그녀가 첫 회에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에도 다른 인물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정인선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다른 배우들도 마음 놓고 코미디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정인선에게 한윤아는 배우로서 남다른 의미를 남긴 역할이다. 18일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정인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자신에게 터닝 포인트라고 털어놨다. 지금까지의 연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그쳤다면, 이번엔 정인선 본인의 실제 모습을 역할에 담을 수 있었다. 아기를 안고 연기하는 환경이 그녀를 자연스럽게 새로운 연기로 이끌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정인선’을 더 꺼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내 모습을 보여드려도 괜찮구나, 그렇게 싫어하지만은 않으시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죠. 이전에는 준비한 것을 보여줘야 하고, 역할을 잘 수행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는 시트콤의 템포를 따라가면서 솔이를 데리고 연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모습이 튀어나왔어요. 주변 상황을 신경 쓰다 보니까 제가 하려고 준비했던 것들을 다 놓치고 말았죠. 그런데 그 모습이 민폐 캐릭터 한윤아의 모습 같더라고요. 현장에서 민폐를 끼치고 죄송한 마음을 갖는 역할이었거든요. 환경이 만들어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하루 전 정인선과 이이경의 열애설이 터졌다. 함께 촬영한 동료배우, 제작진은 물론 소속사에서도 몰랐던 열애였다. 데이트 사진 한 장 없었던 열애설이었지만, 두 사람은 곧바로 인정했다. 정인선은 연애 중인 상대와 같은 드라마에 캐스팅 된 것을 ‘신기한 인연’이라고 했다.

“저희는 드라마에서 러브라인도, 에피소드도 달랐어요. 드라마가 시작한 이후엔 서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데이트할 시간도 없었고요. 그래서 사진 찍힐 일도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저희끼리 신기한 인연이라고 의미부여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욕심나는 좋은 대본이고 좋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작품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자고 얘기했죠. 그래서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저희의 짐을 나누는 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저희 둘만 잘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죠. 확실히 서로 같은 일을 하다 보니까 존중과 배려가 잘 이뤄진 것 같아요.”

정인선은 과거 유명한 아역 배우였다.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 출연한 초등학생으로 얼굴을 알렸고 KBS2 ‘매직키드 마수리’ 등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사라졌다.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대신 공백 기간 동안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초등학교 5~6학년 무렵부터였던 것 같아요. KBS2 ‘매직키드 마수리’까지 찍은 이후엔 진행 일을 많이 했어요. 웃으려면 웃고, 울려면 울고, 화내려면 화낼 수 있는데 제 안에 아무런 이유도 없는 거예요. 그런 제 모습을 보는 게 싫었어요. 아역이라는 타이틀을 뺀 정인선은 무매력이라고 느끼기도 했고요. 부모님이 제 의견을 존중해주신 덕분에 쉬는 동안 열심히 제 안으로 들어갔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내 주관이 뭔지를 찾았죠. 그러다가 고등학생 때 다시 현장에 갔어요. 현장의 소음과 그곳에서만 쓰는 용어들이 들리니까 편안함이 느껴졌어요. 여기가 진짜 좋다, 카메라 앵글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심리 공부를 하거나 글 쓰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았어요.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연기가 있었어요. 이미 그렇게 굳어져 있더라고요. 제게 연기는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되는, 오래갈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정인선은 아직도 연기가 어렵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왔지만 자신은 아직도 멀었단다. 좋은 역할을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많은 편이에요. 이번에 한윤아 역할을 연기했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순서 같은 것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전 그런 걸 신경 쓰면서 연기하고 싶진 않아요.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크거든요. 열심히 연기하기 위해 제 삶을 더 풍부하게 채워볼 생각이에요.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사랑도 열심히 하면서요. 제 삶을 놓치지 않아야 좋은 연기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정인선이 되겠습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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