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의원이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관련 보도를 축소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전 보도국장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의원 세월호 보도 개입 혐의(방송법 위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 2013년 당시 김장겸 전 MBC 사장이 국장들끼리 저녁 식사를 하자고 해 나갔는데 이 의원이 나왔다"면서 "당시에는 정무수석이었는데 윤창중 성추문 보도를 줄이고 방미 성과를 많이 보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길환영 전 KBS 사장에게도 윤창중 관련 뉴스를 첫 번째로 다루지 말고 방미 성과로 해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이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그런 요청을 받는 게 일반적인 일인가"라고 묻자 김 전 국장은 "있을 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청와대 수석이든 KBS를 홍보 도구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때도 흔히 그런 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던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 문제를 주요 뉴스로 다루자 김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