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한국당)이 열흘째 천막농성 중이다.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에도 천막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장외투쟁의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25일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당은 이미 여러 차례 특검 구성을 국회 정상화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특검을 수용하면 추경과 국민투표법 개정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특검 수사 및 포털사이트 규제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드루킹 등 댓글공작 세력의 정보 유린·조작을 묵인하고 방조해온 네이버는 여론조작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거론하며 "댓글조작 묵인·방조에 대한 보은인사"라며 "이는 권력과 포털이 유착한 '권포유착'으로 명백한 부당 내부거래"라며 "'포털'이 '포탈'이 된 만큼 더는 거대 권력인 네이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지난 19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난 20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대, 지난 24일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도 대여투쟁을 펼쳤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한국당은 세 차례 장외투쟁을 강행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9월 김장겸 전 MBC 사장에 대한 법원 체포영장 발부에 반대해 장외집회를 열었다. 지난 2월에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방남에 반발, 파주 통일대교에서 장외집회를 벌였다.
정치권 반응은 차갑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무책임한 정쟁을 벌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원식 대표는 26일 "오늘로 국회 파행 26일째인데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건 전혀 없다"며 "제1야당이 터무니없는 정치를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무책임한 공세를 접고 조건 없이 얼마 안 남은 4월 국회에 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이 한가롭게 천막쇼를 하고 봄소풍 다니듯 국회 밖을 돌아다니는 동안 고용위기를 겪는 청년과 지역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국당은 민생을 볼모로 삼는 장외투쟁은 그만 두고 국회로 돌아와 시급한 추경과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삼성의 노조 파괴와 장충기 문자, 조양호 일가의 추악한 갑질이 드러나고 있지만, 한국당의 관심은 오직 드루킹 뿐"이라고 했다. 또 "온라인 브로커 하나 잡겠다고 국회를 공전에 빠트리고 4월 국회도 허송세월로 보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