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보장성 강화보다 의료개혁”

최대집 회장 “보장성 강화보다 의료개혁”

기사승인 2018-05-02 11:48:47

“1977년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저부담, 저수가, 저급여라는 3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국민건강보험제도 틀 속에서 높아진 국민건강권을 따라가려니 자꾸만 땜질식 처방만 나오는 것입니다. 현재의 건강보험 제도로는 높아진 국민의 의료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을 위한 안전한 의료, 제대로 된 치료환경 조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바꿔야합니다.”

지난 3월 23일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최대집 후보가 2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 시작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지금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일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의 허구성을 강조하며 보장성 강화에 앞선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아울러 국민과 함께 빠른 시간 내 효율적이며 대규모의 개혁 및 투쟁 운동을 전개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현행 건강보험제도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고, 진단이 늦어지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에 기반한다. 더불어 문재인 케어가 강행될 경우 겉으로 보이는 보장성 확대양상과 달리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조차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 그는 “건강보험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고, 진단이 늦어지는 지금의 모습이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이라며 “정부는 의료제도를 붕괴시킬 수 있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졸속으로 설계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저할 때가 아니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며 경험을 쌓을 시간도 없다. 지금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의료계의 위기상황, 비상시국”이라며 “국민을 위해, 국민과 함께 40대 집행부는 비상전시체제로 운영할 것”이라며 협회 운영방향을 전했다.


문재인 케어를 통한 보장성 강화에 앞서 왜곡되고 취약한 의료체계를 개혁해 안정적 진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우선돼야한다는 취지다. 또한 이 같은 뜻을 전하고 국민을 설득해 정부와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지금 이 시점을 의료제도의 모순을 고칠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투쟁에 나서자”면서 “국민건강을 위한 안전한 의료, 제대로 된 치료환경 조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바꾸는 ‘더뉴 국민건강보험(The New NIH)’에 대해 정부와 머리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 앞서 열린 40대 집행부 첫 상임이사회에서 당초 투쟁 전략으로 삼았던 수가협상 거부에 대한 안건은 부결됐다. 합리적 투쟁과 대응을 위해 충분한 의견전달 창구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의도에서 안건으로 함께 상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 또한 추가 논의 후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 의협 관계자는 “외부에서 비춰지는 강경일변도의 모습과 달리 합리적인 논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일부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반대 일각에서는 4월27일 예고했던 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유보에 이어 수가협상 거부까지 부결되자 최 회장의 투쟁의지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비쳐 향후 의사협회의 행보가 주목된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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