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가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부정하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됐다.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정현)는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전씨는 지난 1980년 5·18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하고 헬기 사격을 부정, 조 신부와 5·18 희생자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가짜 사진까지 가져왔다.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고 조 신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육군의 공격용 헬기가 광주시민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는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공군이 폭탄을 장착, 출격 대기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5·18 기념재단은 전씨의 기소 소식에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조진태 5·18 재단 상임이사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과거를 반성하지 않은 전씨가 뻔뻔하게도 사실을 왜곡한 회고록으로 다시 한번 광주와 5·18 당사자에게 상처를 남겼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