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과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 측은 이틀 동안 기사와 SNS를 통해 두 번씩 주고받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각자의 주장과 반박이 팽팽한 상황이거든요. 이 상태라면 대결 구도가 장기화될 수도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박진영이 구원파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의혹을 제기한 디스패치는 지난 2일 "가수 박진영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구원파 전도 집회에 참석해 7일간 집회를 이끌었다"고 집회 사진과 함께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배용준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죠.
이에 박진영은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박진영은 같은날 자신의 SNS를 통해 디스패치의 기사 사진과 함께 “구원파 집회라구요? 제가 돈 내고 제가 장소를 빌려 제가 가르친 성경공부 집회가 구원파 집회라구요?”라고 되묻는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에서 박진영은 “100명이 제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고 그 중에 속칭 '구원파' 몇 분이 제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고 와서 앉아있었을 뿐”이라며 “제 개인적으로나 혹은 JYP 엔터테인먼트 회사 차원에서 속칭 '구원파' 모임의 사업들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밝혔죠.
또 “이왕 이렇게 된 것, 제 간증문을 올릴 테니 꼼꼼히 한 번 봐주시죠”라며 “그 내용 중에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당신들의 취재는 합당한 것이겠지만 만약 없다면 저희에게 입히신 모든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시게 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다음날 디스패치는 두 번째 기사를 올렸습니다. 자신들의 보도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더 자세하고 긴 기사로 설명했죠. 디스패치는 박진영이 역삼동 모 건물 지하를 빌려 집회를 열었고, 해당 건물은 세월호 사태 이전 구원파 계열사가 소유했던 건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집회를 도운 E카페의 운영자는 구원파 관계자이며, 건물주는 세모신용협동조합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디스패치는 “3월 19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으며 해당 제보자는 구원파 부모님이 '박진영이 전도집회를 하는데 꼭 듣고 구원받아라’고 강요(?)하신다며 하소연했다”고 취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양한 사람들이 박진영은 구원파라는 증언에 망설임이 없었다"며 "연예계 증언도 땄다. 누군가에게는 주말에 따로 성경 공부하자고, JYP 출신의 한 연예인에겐 왜 인덕원에 다니냐고 한 소리 했다더라"고 박진영의 반박을 일축했죠.
두 번째 보도를 본 박진영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같은날 박진영은 SNS를 통해 “이번에 한 집회, 일주일에 두 번하는 성경공부 모임은 속칭 ‘구원파’ 조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나를 구원파의 일원으로 본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정한 종파에 얽매이기 싫어서 교회나 종파에 속해 있지 않다”며 “내가 속한 유일한 모임은 4년 전 나와 내 친구 둘이 집에서 시작한 성경공부 모임뿐. 그 모임의 참여자가 늘어나 장소를 옮겨 다녀야 했고 최근엔 정기적으로 모이는 사람이 30명 정도로 늘어나 빈 사무실을 빌려 일주일에 두 번씩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내가 구원파에서 직책을 맡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구원파에 취재를 해보면 알 것”이라고 반박했죠.
두 차례에 걸친 디스패치의 보도, 그리고 박진영의 반박글로 인한 파급 효과는 컸습니다.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지켰고 수많은 댓글이 달렸죠. 유명 기획사의 수장인 연예인과 그의 아내, 친구가 종교 문제에 엮여 있는데다가 그것이 구원파라는 것까지 더해져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박진영이 구원파 집회를 열었든, 아니든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거짓말을 한 점을 비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끼친 행동이라 볼 수 있을까요. 결국이 논란이 논란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박진영이 공개적으로 기자들을 초대한 9월 집회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해봅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