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미 언니’부터 칭찬요정 ‘뚜앙’까지… 어린이 프로그램 변천사

‘뽀미 언니’부터 칭찬요정 ‘뚜앙’까지… 어린이 프로그램 변천사

기사승인 2018-05-05 05:00:00

요즘 아이들은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노래를 듣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 앉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뽀뽀뽀’를 비롯해 ‘TV 유치원’ 등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대는 오후로 변경된 지 오래다. 영·유아 전용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방영 시간이나 주제곡 등은 바뀌었지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즐거운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MBC의 대표 유아 교육 프로그램 ‘뽀뽀뽀’는 지난달 ‘뽀뽀뽀 모두야 놀자’로 5년 만에 부활했다. 1981년 5월 방송을 시작한 ‘뽀뽀뽀’는 2007년 ‘뽀뽀뽀 아이조아’로 프로그램명을 한 차례 바꿨으며, 2013년 7755회로 종영을 맞이했다. 당시 MBC 측은 “교육 환경이 다각도로 변하면서 유아 프로그램으로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종영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똑?똑! 키즈스쿨’을 편성했다. ‘똑?똑!키즈스쿨’은 누구나 균등하게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기획의도 아래 시작돼 2018년 3월까지 방송됐다.

지난달 2일 새롭게 시작된 ‘뽀뽀뽀 모두야 놀자’는 32년간 방송됐던 ‘뽀뽀뽀’의 명맥을 잇는 프로그램이다. ‘뽀뽀뽀’의 아이콘이었던 ‘뽀미 언니’는 없지만, 모모와 두두가 어린이들과 함께 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모와 두두는 타이틀인 ‘모두야 놀자’의 ‘모두’에서 따온 이름이다. 놀이를 좋아하는 모모와 두두는 모든 어린이들의 친구로 모두가 놀이로 소통하는 세상을 꿈꾼다는 콘셉트다. 모모는 육아 전문 개그맨 현병수가, 두두는 아이돌 출신의 효인이 맡았다.

‘뽀뽀뽀 모두야 놀자’ 측은 어린이들의 새로운 놀이 문화에 맞게 다채로운 코너를 운영 중이다. 직접 요리를 만들거나 율동을 하는 등 기존 유아 전문 프로그램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재기발랄한 자막을 더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32년간 방송됐던 MBC의 대표 프로그램인 만큼 ‘뽀뽀뽀’를 거쳐 간 유명인도 다수다. 배우 장서희와 조여정, 아나운서 나경은 등이 뽀미 언니로 활약했다. 빅뱅의 지드래곤, 배우 류덕환, 이세영은 아역배우 시절 ‘뽀뽀뽀’에 출연했던 경험이 있다.

KBS ‘TV 유치원’은 1982년 9월 ‘TV 유치원 하나둘셋’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TV 유치원 파니파니‘ ’TV 유치원 콩다콩‘ 등으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중간 종영 없이 37년간의 역사를 자랑한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와 추억을 소환했던 유아 미술가 김영만이 1988년 이 프로그램에 나와 얼굴을 알렸고 20명 이상의 출연자가 ‘하나 언니’로 활약했다. 2016년에는 인기 유튜브 채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진행자 캐리를 진행자로 기용해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추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TV 유치원‘ 측은 최근 가정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콘텐츠로 프로그램을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자인 헤이지니가 ’TV 유치원‘ 메인 캐릭터인 꼬야와 함께 직업탐방에 나서는 ’직업탐험, 바쁘다 바빠‘를 신설하고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춰 직업을 소개한다. 더불어 아빠가 육아에 나서는 흐름에 맞춰 아빠와 함께 책을 읽는 코너도 만들었다. 책을 읽어주는 ’빠빠‘ 역할은 개그맨이자 네 남매를 키우는 다둥이 아빠 정성호가 맡았다. 정성호는 1인 30역 이상의 목소리 연기로 책을 읽어 어린이 책 읽기에 몰입감을 더했다. 20년 만에 돌아온 ’꼬꼬마 텔레토비‘의 독점 방영도 눈에 띈다. 1998년 방송 당시 높은 인기를 얻었던 ’꼬꼬마 텔레토비‘가 다시 한번 안방극장을 찾는 것.

EBS ‘딩동댕 유치원’은 1982년 3월부터 미취학 아동을 위해 방송 중이다. 지난해 8000회를 맞이한 EBS의 장수 프로그램인 ‘딩동댕 유치원’은 약 37년 간 어린이들의 친구이자 선생님 역할을 했다. ‘뽀뽀뽀’ ‘TV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성인 진행자인 ‘동이 언니’가 등장해 방송을 진행했다. 이연경, 이지영, 정인선 등이 ‘동이 언니’ 자리를 거쳐 갔다.

‘딩동댕 유치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번개맨과 뚝딱이 캐릭터다. ‘딩동댕 유치원’의 코너인 ‘뚝딱이네 집’의 주인공 뚝딱이와 가족들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아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현재는 대표 캐릭터 뚜앙을 내세워 ‘뚜앙, 내 그림 어때’ ‘뚜앙의 작은 책방’ 등의 코너를 운영 중이다. 뚜앙은 어린이들의 일상 속 크고 작은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친창요정으로 2015년 탄생해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뚜앙, 칭찬뱃지를 찾아라’가 제작돼 상연된 바 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MBC·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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