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극 ‘검법남녀’가 쉽지 않은 경주를 시작한다. 전작 ‘위대한 유혹자’가 M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장한 가운데, ‘우리가 만난 기적’ ‘기름진 멜로’ 등 동시간대 포진한 작품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어려운 게임을 시작하는 ‘검법남녀’가 시청자를 사로잡을 매력은 무엇일까.
10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검법남녀’ 제작발표회에서 노도철 PD는 “최근 파업의 여파로 부진을 겪었지만, MBC 드라마는 반드시 일어 설 것”이라며 “‘검법남녀’가 그 발화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노도철 PD가 밝힌 ‘검법남녀’의 무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수사물이라는 장르적 재미다. 노도철 PD는 “‘검법남녀’ 초기 대본은 로맨틱 코미디의 성격이 짙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묘사나 범죄를 다루는 기법이 자세했다”며 “이 부분을 살리고자 작가에게 장르물로 전환해 보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0년차 법의관 백범 역을 맡은 정재영 또한 “대본이 굉장히 디테일하고, 지루하지 않았다”며 “법의학에 세계가 섬세하게 그려지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법의관과 검사, 형사, 약독물과 연구원이 한 편이 돼 공조를 펼치는 형식과 하나의 에피소드가 한 주 분량이라는 점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 장르물의 성격을 띤다.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괴팍한 법의학자, ‘금수저’에 뛰어난 기억력을 지난 검사 등 캐릭터가 선명한 개성을 지닌 점도 마찬가지다. 노도철 PD는 “MBC 드라마 최초로 시즌제를 희망하고 있다”며 ‘검법남녀’가 캐릭터와 에피소드 위주의 드라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법남녀’가 장르물의 특징만을 지닌 것은 아니다. ‘검법남녀’의 두 번째 장점은 바로 한국적인 동료애가 가미됐다는 것이다. 노도철 PD는 “간결하게 사건만을 쫓는 CSI 등 해외 수사물과 달리, 각 에피소드에 한국적인 환경을 반영하려 했다”고 밝혔다. 지상파 드라마인 만큼, 자극적인 요소는 줄이고 끈끈한 팀워크를 강조했다는 것. 노 PD는 “중장년층과 젊은 층 모두 좋아할만 한 드라마”라고 말했다.
지난달 촬영을 시작했다는 배우들은 “드라마 분위기 덕분에 촬영현장도 화기애애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 정유미는 “함께하는 인물들의 끈끈함이 중요한 작품이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튀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현장으로 향하는 것이 즐겁다”고 귀띔했다.
짧은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만큼, 각 회 별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중요하다. 이에 관해 노도철 PD는 “각 회차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진 단역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며 “매 회 새롭게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여겨 봐달라”고 당부했다.
‘검법남녀’는 피해자를 부검하는 괴짜 법의학자와 가해자를 수사하는 초짜 검사의 특별한 공조를 그린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반짝반짝 빛나는’ 등을 연출한 노도철 PD가 메가폰을 잡았고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공동집필한 민지은·원영실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오는 1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