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데드풀 2', 당신이 '어벤져스 3'으로 다친 멘탈에 위로가 필요하다면

[쿡리뷰] '데드풀 2', 당신이 '어벤져스 3'으로 다친 멘탈에 위로가 필요하다면

기사승인 2018-05-15 12:03:00

<경고 : 아래 기사는 ‘데드풀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영화 감상 후 기사를 읽기 바랍니다.>
데드풀이 돌아왔다. 더 화끈하고, 더 웃기고, 더 당황스럽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심각함을 의식해서일까. ‘데드풀 2’는 ‘어벤져스 3’에 멘탈이 바스라진(?) 관객들을 위한 영화다. 물론 더 바스라질 수도 있다.

전작에서 바넷사(모레나 바카린)를 구해내고 그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그녀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그 모든 설계가 박살난다.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울하게 누워 있던 데드풀의 목덜미를 끌고 간 것은 다름 아닌 엑스맨 중 하나인 콜로서스. 콜로서스는 “인류에 이바지하라”며 데드풀을 엑스맨 연습생으로 삼는다.

때아닌 연습생이 된 데드풀의 첫 무대는 바로 돌연변이 학교의 재난 현장. 자신을 ‘파이어피스트’라고 칭하는 남자아이 러셀(줄리안 데니슨)은 자신을 학대한 교장을 죽여 버리겠다며 학교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데드풀은 ‘절대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엑스맨의 철칙을 어기고 러셀을 학대한 학교 직원을 총으로 쏴 죽여 버린다. 결국 엑스맨에서도 쫓겨난 데드풀은 자신을 위시한 새로운 팀 ‘엑스포스’를 결성한다. ‘엑스맨’은 성차별적인 팀명이라는 이유에서다.

청불을 내걸고 제작된 만큼 ‘데드풀 2’는 처음부터 데드풀의 오체분시로 시작한다. 물론 죽여도 죽지 않는 영웅 데드풀은 어차피 또 살아나게 돼 있다. 영화는 데드풀을 놓고 끊임없는 분해 개그를 선보인다. 다리가 잘리거나, 목이 잘리거나, 아예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돼버리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그간 궁금해해왔던 데드풀의 재생 메커니즘을 구경할 수 있지만, ‘그걸 꼭 알려줘야 했을까?’ 하는 웃음 섞인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차원을 넘나드는 영웅인 만큼, 현실을 넘나드는 유머감각 또한 통렬하다. 진지한 악당에게는 “너 DC 유니버스에서 왔지?”라고 묻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악당에게는 “걔 엄마 이름도 마사일 거야”라고 비꼬곤 한다. 마블의 경쟁사인 DC코믹스의 ‘배트맨 대 슈퍼맨’에 선사하는 냉소적 농담은 데드풀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종류다. 미래에서 온 용병 케이블(조슈 브롤린)에게 내내 ‘타노스’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가 ‘어벤져스 3’에서 타노스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가끔 스크린 이쪽을 보고 윙크하며 “이거 중요한 떡밥이야!”하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웃음을 안 터트릴 수 없다.

잔인하지만 화끈하고, 당황스러운 반면 눈물 나게 웃긴 ‘데드풀 2’는 오는 16일 개봉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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