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대표작 ‘리니지M’을 PC 버전과 구별되는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량 게임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 신작 수익원이 부족한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전략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5일 서울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라이브 서비스 1년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리니지M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PC 리니지와 결별을 하겠다”고 말했다.
리니지M은 지난해 6월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1998년 선보인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재해석, 원작의 그래픽과 디자인 등을 차용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니지M을 만들면서 PC 리니지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어 언제든지 합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리니지M이 독자적 길을 걸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독자적 길’의 시작으로 먼저 오는 30일 업데이트를 통해 PC 버전에 없는 독자 캐릭터 클래스(직업) ‘총사’를 리니지M에 추가한다. 김 대표는 “예상을 넘어 완벽한 초월을 하고자 한다”며 “리니지 20년 만에 M만의 신규 클래스”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엔진으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풀HD(초고화질)급 해상도 적용 등 그래픽 개선 작업을 진행하며 일정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어 “세 번째로 리니지M이 몇몇 국가를 벗어나 글로벌 도전을 하고자 한다”며 “단순히 현지화 해서 글로벌 시장에 가려는 게 아니다. ‘올 뉴 리니지M’이라는 생각 하에 새로운 게임”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 외에 대한에 같은 버전으로 서비스 중인 리니지M을 별도의 글로벌 버전으로 서구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으로, 일부 캐릭터 디자인 변경 등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게임 구조까지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결정은 리니지M이 전체 매출의 56%를 모바일 게임이 차지할 정도로 성과를 보이는 만큼 독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올해 예정된 신작이 없다는 점을 만회할 해외 수익성 제고 전략에도 부합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엔씨소프트는 매출 4752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리니지M 출시 전보다는 크게 성장한 수치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11% 감소, 영업이익 8% 증가에 그쳤다.
게다가 개발 중인 ‘블레이드 & 소울 2’ 등 신작들이 내년부터 출시되는 만큼 당분간 엔씨소프트 실적에 긍정적 요인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기존 게임 업데이트와 글로벌 시장 공략은 새로운 수익 동력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엔씨소프트는 최근 가능성이 언급되던 PC 리니지의 ‘리마스터’ 버전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풀HD급 그래픽에 16대 9 화면비 지원, UI(이용자인터페이스) 개선, 변화하는 배경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리니지M과 별개로 경쟁력을 키워 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리니지M은 다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그 길에 어떤 모험이 있을지, 설렘 속에 개발 중이며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바라고 있다”고 당부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