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가 14일 발생한 폭행 사건을 두고 딸이 올린 글이 논란이 되자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밤새 울며 잠을 설친 와중에 올린 모양”이라고 해명했다.
원 후보는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딸이 페이스북에 저를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인이기에 앞서 가장으로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려고 최선을 다 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어제 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받은 충격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내 탓이오’ 하는 성찰과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공감의 마음으로 이번 일을 받아들이자고 가족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 후보는 “이번 일이 더 낮은 자세로 도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히 선거에 임하겠다”면서 “다시 한 번 김경배 씨의 쾌유를 빈다”고 전했다.
원 후보는 전날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제주 2공항 설립을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했던 김모씨에게 날계란을 맞고 얼굴과 팔 등을 폭행당했다.
이에 이날 원 후보의 딸은 SNS에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아빠 몰래 글을 올린다”면서 “짜고 치는 연기였다. 맞고도 왜 가만히 있느냐는 분들 제가 가서 똑같이 해드릴까요”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실컷 욕을 해도 좋고 반대표를 던지고 비방하고 무슨 짓을 해도 좋다. 하지만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며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빠가 호상 당해야 할텐데’라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호상’이라는 단어가 논란이 되면서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호상(好喪)은 복을 누리며 별다른 병치레 없이 천수를 누린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