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여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한꺼번에 일괄타결(all-in-one)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더 낫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빅딜(big deal)’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이어 “(일괄타결이)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가 이뤄질 경우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행복할 것이다. 그의 국가는 부유해질 것이고 매우 번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면서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가면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100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매우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단 가봐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최근 변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에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 플레이어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신뢰감을 표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는 매우 유능하고 상당히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단지 북한이나 한국이 아니라 전체 한반도를 위해 좋은 일을 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있는 한국이 아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을 보며 “나 잘했느냐. 더 이상 더 좋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A+’ 점수를 준 것”이라고 웃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